대구시민야구장은 1948년 대구시 북구 고성동 현재 자리에 지어졌다. 그동안 대구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몇 차례 개·보수됐고, 1982년 프로야구 출범에 맞춰 1만2천석 규모의 관중석을 갖췄다. 최근에는 관중의 편의를 위해 다양한 테이블 석을 배치, 1만석 규모로 좌석이 줄었다. 이런 작은 규모와 낙후된 시설 때문에 대구시민야구장은 올해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그런데 프로야구 출범 후 줄곧 제기된 새 야구장 건립 문제가 비로소 해결될 분위기이다. 2만5천석 규모의 관중 친화적 야구장이 지어진다고 하니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 크게 환영할 일이다. 새 야구장 건립을 줄기차게 주장한 야구팬들에겐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우리 지역에서는 새 야구장 건립을 놓고 돔구장과 일반(오픈)구장 등 시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지역의 랜드 마크로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개최를 위해서라도 돔구장을 지어야 한다는 의견과 대구의 경제 사정, 개장 후 운영 측면에서 일반구장이 유리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 있었다.
하지만 WBC의 개최는 우리 야구의 살 길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왔고, 지역의 랜드 마크 차원에서도 2만5천 석 규모의 일반구장으로 충분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새 야구장은 야구 친화적이면서 관중을 위해 다양한 시설을 갖추면 된다. 무엇보다 대구시는 교통의 접근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새 야구장 건립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대구시민야구장 경우 시설 낙후도 문제지만, 접근성과 주차장 시설 등 교통 불편이 더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프로야구장 시설은 상업적인 부분과 결합되어 있다. 6개의 돔구장을 포함한 구장 대부분이 도심이나 도심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접근성과 상업성에 중점을 둔 것이다. 반면 미국의 프로야구 시설은 야구 중심으로 도심에서 벗어난 지역에 많이 건립되어 있지만 주차나 야구 관람시설은 매우 잘 갖추고 있다. 대구 새 야구장은 미국과 일본의 장점을 잘 살려 건립되었으면 좋겠다. 도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곳, 지하철역과 가까운 곳이 최적의 장소다.
새 야구장은 재원 마련에서도 합리적인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다. 스포츠 시설은 대부분 국비나 시비 등 시민의 혈세로 건립되는데, 새 야구장 건립에는 삼성이 참가한다고 한다. 새 야구장이 민간 자본이 투입되는 체육시설의 새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그동안 야구장 건립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아온 만큼 대구시 이상으로 적극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삼성과 대구시가 새 야구장을 통해 상생하는 길의 터전을 닦아주길 바란다.
그리고 이제 대구시는 새 야구장 건립에 속도를 내야 한다. 돔구장이란 이상적인 형태를 버리고 일반구장이란 현실적인 선택을 했기에 충분히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본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임기 중에 새 야구장을 개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
대구에는 시민들의 여가 공간이 부족하고 볼거리도 많지 않다. 이런 점에서 새 야구장 건립은 언제나 환영받을 일이다. 새 야구장은 지하철 역 인근 어디에 자리 잡든 대구시민들의 큰 자랑이 될 것이다.
이동수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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