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분들에게 가장 한국적인 맛을 대접한 것 같아 무엇보다 뿌듯합니다."
경주시 황성동 번화가 한편에 있는 '최가손떡'. 구수한 떡고물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구름을 닮은 듯한 '영양구름떡', 단호박 쌀을 함께 쪄서 맛을 낸 '단호박찰떡', 검은 찹쌀로 빚어 여러 가지 견과류를 얹은 '흑미영양떡' 등. 최가손떡 대표 최권근(32) 씨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먹음직한 떡을 빚고 있었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G20 경주회의의 만찬 석상에 저의 떡이 공급됐다는 사실을 알고 축하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최가손떡은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당시 후식 만찬으로 전통떡을 공급해 우리 전통의 맛을 뽐냈다.
당시 경주회의 주최 측은 참가자들이 세계의 영향력이 있는 손님인 만큼 우리 전통의 떡을 대접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최고의 맛'을 찾아나섰고 이에 '최가손떡'이 공급자로 선정됐다. 예상은 적중했다. 단맛 일색인 제과와 달리 크게 달지 않으면서 구수한 전통 떡의 맛과 떡 한 조각에도 일일이 전통 문양을 새겨넣은 떡을 맛본 이들은 연방 '원더풀'을 쏟아냈다.
"빻고 찌고 전부 손으로 만들었어요. 맛을 더하는 견과류도 오븐에 일일이 넣어서 기름기를 뺀 뒤 첨가했습니다. 여기에다 방앗간이라고 불렸던 떡집을 현대식 인테리어로 꾸며 주고객의 연령대를 대폭 낮췄습니다."
서른 두살의 그가 젊은 나이에도 전통떡의 대표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은 40여 년간 인근 영천에서 '청통떡집'을 운영했던 어머니 임예숙 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맛의 비결을 어머니에게서 배운 '손맛'이라고 말한다. 그는 "요령을 부리지 않고 차분하게 우리 맛을 연구하다 보면 더욱 좋은 우리 전통의 맛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최고의 전통떡 장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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