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는 한국 수영의 새 역사를 쓰는 현장이었다.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100m에서 한국 신기록으로 우승하며 아시안게임 자유형 종목 사상 처음으로 2회 연속 3관왕에 올랐고, 여자 200m 평영의 정다래는 한국 여자 수영 선수로는 12년 만이자 세 번째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영을 끝낸 박태환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전광판을 바라봤다. 그의 이름 옆에 '48.70'이란 기록과 함께 '1'이 새겨졌다. 한 차례 힘껏 물을 내친 박태환의 얼굴엔 해냈다는 만족스런 표정이 묻어나왔다. 2위 중국의 루즈우와 아시아 기록(48초49) 보유자인 3위 일본의 후지이 다쿠로는 세차게 숨을 허덕거리다 고개를 숙였다.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200m와 400m,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은 광저우에서 200m와 400m에 이어 주 종목이 아닌 100m까지 제패, 2회 연속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이날 100m에서 박태환은 앞선 200m, 400m와 달리 예선부터 힘을 냈다. 49초85의 기록으로 전체 1위로 결승에 오른 박태환은 4번 레인에서 물살을 갈랐다. 0.69초의 출발 반응 속도로 물속에 뛰어든 박태환은 50m를 24초02로 찍으며 5위로 뒤처졌다. 그러나 50m를 턴 하자마자 폭발적인 스피드로 경쟁자들을 하나 둘 따라잡은 박태환은 20여m 를 남기고 1위로 나선 뒤 가장 먼저 48초70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미 금 3개와 동 2개를 목에 건 박태환은 18일 혼계영 400m와 자유형 1,500m에서 4관왕에 도전한다.
여자 수영의 기대주 정다래도 일을 냈다. 정다래는 여자 평영 200m 결승에서 2분25초0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한국 여자 수영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1982년 뉴델리 대회 3관왕, 1986년 서울 대회 2관왕을 차지한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와 1998년 방콕 대회 조희연 뿐이다.
태극 남매의 금 물살을 앞세운 한국은 이날 7개의 금메달을 보태 금 29개, 은 22개, 동 31개로 일본(금 17개, 은 41개, 동 35개)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종합 2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대구가톨릭대의 이요한은 남자 정구에서 팀 동료 배환성을 꺾고 우승했다.
광저우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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