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 언어영역 약간 어려워…EBS연계 70%선

작년수준 출제…9월 모의고사 난이도 비슷

18일 치러진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 수준을 거의 유지하면서 평이한 난이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수능 표준점수 간격이 좁아지고 중상위권 층이 두터워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며, 정시 모집 정원 감소, 재수 기피 현상까지 더해 수험생들의 정시 모집 지원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전반적인 난이도는 지난해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다"며 "특히 EBS교재·강의에서 70% 이상 반영했다"고 밝혔다.

1교시 언어 영역의 경우 추론·비판·창의적 사고와 관련한 문제들이 중점으로 출제됐다. 전체 지문 길이는 예년의 시험과 비슷하게 유지하되 비문학 읽기 지문의 길이를 다양화한 점이 두드러졌다.

기술 지문은 비교적 짧게 구성해 문항 수를 줄인 반면, 과학 지문은 길게 해 문항을 늘린 점도 특색이다. 현대시 지문에서는 윤동주의 '자화상', 고은의 '선제리 아낙네들', 김명인의 '그 나무'가 나왔고, 현대소설은 이호철의 '나상'(裸像), 복합 지문으로는 '상춘곡'(賞春曲) '율리유곡'(栗里遺曲), '범희문회서도원림'(范希文懷西都園林)이 출제됐다.

송현여고 정의성 교사(국어과)는 "전체적인 문제 난이도는 6월·9월 모의 수능과 유사하지만, 문제의 유형이 생소해 학생들이 풀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문학 지문에서 그동안 출제되던 희곡이 아닌 수필작품이 등장한 점과 EBS교재에서 일부 유형이 출제된 점이 눈에 띈다"고 했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부장은 "언어영역 경우 9월 모의수능보다는 난이도가 낮아졌고, 아주 쉬웠던 지난해 수능에 비해 난이도가 조금 높아진 수준"이라고 말했다.

언어영역이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됨에 따라 수험생들이 정시 모집 지원 전략을 짜는 데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회·과학탐구 영역의 경우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는 현상이 되풀이돼 수험생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 전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평이한 난이도에다 수험생 증가로 치열한 눈치작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대입 정시 지원자 수는 지난해보다 5% 늘어났지만 대학들의 정시 모집 인원은 오히려 8천여 명 감소해 대학의 문이 좁아졌다.

재수생 강세 속에 내년부터 시행되는 수능시험의 수리영역 과목 조정을 우려한 재수 기피 경향이 겹치면서 지원자들 간 경쟁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2012학년도부터는 수리 나형에 미·적분이 추가되기 때문에 특히 인문계 학생들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평이한 난이도의 영향으로 중상위권 수험생층이 두터워지고, 최상위·상위권 대학과 인기학과 정시 모집에서 치열한 눈치작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구진학지도협의회 박영식 회장(청구고 교사)은 "올해 수능 난이도가 평이하게 유지됨에 따라 상위권 수험생들의 변별력이 떨어지고, 중상위권 수험생들 간의 경쟁률이 올라가면서 막판 눈치 작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내년에는 수리영역의 시험 범위가 확대되기 때문에 재수를 기피하는 현상도 두드러져 경쟁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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