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의 테니스 선수 파트마 알 나브하니(19)의 광저우 아시안게임 목표는 금메달이 아니다. "아랍권 여성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는 소망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것이다.
걸프지역의 유일한 여자 프로테니스 선수인 알 나브하니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오만 선수 52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다. 흔히 아랍권의 여성 스포츠 선수 하면 히잡을 쓴 모습을 떠올리지만, 18일 여자 단식 경기에서 알 나브하니는 그냥 유니폼만 입었다.
알 나브하니는 "오만이 중동에 있지만 비교적 그런 전통에 자유로운 편"이라고 했다. 168㎝의 훤칠한 키에다 미모도 뛰어난 알 나브하니는 아랍 선수권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실력파. 이집트, 모로코, 튀니지 등 아랍권에서 활동하는 여자 테니스 선수가 있지만 걸프지역에서는 알 나브하니가 유일하다.
4세 때 테니스를 시작한 알 나브하니는 테니스 선수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라켓을 잡았다. 두 명의 오빠 모하메드와 칼리드 역시 테니스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어머니 하디아 무스타파는 알 나브하니의 코치를 맡고 있어 테니스 가족을 이루고 있다.
알 나브하니는 항상 도전을 즐긴다. 오만 대표팀의 유일한 여성으로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것도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서다.
비록 2회전에서 탈락했지만 지난 5월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국제여자챌린저 테니스대회에 출전했고 지난해에는 제주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뛰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18일 여자 단식 1회전에선 키르기스스탄의 두이쉬바 자밀리아를 2대0로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오빠 모하메드와 짝을 이뤄 출전한 혼합복식에선 예선 탈락했다.
알 나브하니는 "여성들이 운동할 수 있고,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아랍권 국가에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광저우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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