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구 '도하의 악몽' 설욕, 8년만에 정상 등극

대만에 9대3 승리

한국 야구 대표팀이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건 시간문제였다.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구단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3할 타율-20홈런-20도루의 추신수,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를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김태균, 한국프로야구의 타격 7관왕 이대호 등 무시무시한 타자들과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세계무대에서 검증받은 류현진, 윤석민 등 투수들이 버틴 한국 야구 대표팀에게 아시아는 좁았다. 관계기사 20면

야구 대표팀이 19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베이스볼필드에서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서 대만을 9대3으로 꺾고 4년 전 '도하 악몽'을 말끔히 씻어냈다. 한국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대만을 물리치고 우승했지만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선 첫 경기부터 대만에 패하는 등 졸전 끝에 동메달을 차지했다.

조별리그(한국의 6대1 승)에 이어 대만과의 리턴매치가 열린 이날 아오티 구장에는 열광적인 응원전이 펼쳐졌다. 한국 원정 응원단 수백 명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대만 관중이 3분의 2를 차지했다. 전력의 열세를 딛고 기적을 바란 대만 관중들은 "짜요, 짜요(힘내라)"를 힘껏 외쳤으나 대표팀의 홈런 3방에 기가 죽었다.

추신수가 초반 적시타로 리드를 이끌자 강정호가 홈런 두 방을 포함해 혼자 5타점을 올리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대호도 거포 본능을 발휘하며 담장의 나무 너머로 공을 날려 보내며 대만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마운드에선 류현진과 윤석민이 이어 던지며 상대 타선을 적절히 요리했다.

야구 대표선수들은 우승 보너스도 톡톡히 챙겼다. 올 시즌 이후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얻은 메이저리그 추신수는 병역 혜택으로 약 2천만달러로 예상되는 장기계약의 물꼬를 텄다. 군 미필자인 안지만·조동찬(삼성), 송은범·김강민(SK), 임태훈·고창성(두산), 양현종(KIA), 김명성(중앙대), 최정(SK), 강정호(넥센) 등도 병역 혜택을 얻었다.

한편 여자 역도의 장미란은 최중량급인 75㎏ 이상급에서 인상 130㎏, 용상 181㎏을 들어 올려 합계 311㎏으로 중국의 새로운 라이벌 멍수핑과 타이를 이뤘으나 몸무게가 가벼워 금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2개만 차지했던 장미란은 세 번째 도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미란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5년, 2006년, 2007년,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에 이어 악연이었던 아시안게임마저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광저우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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