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 EBS 세계의 명화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20일 오후 11시

데이브 가버(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캘리포니아 한 작은 방송국의 대중음악 라디오 쇼의 DJ다. 그러던 어느 날, 데이브는 자주 가는 머피(돈 시겔)의 바에서 에블린(제시카 월터)이라는 여자를 만난다. 에블린은 늘 데이브의 방송을 듣고 있다고 고백하고, 중학교 3학년 이후 첫 번째 데이트라며 그에게 호감을 표한다. 함께 밤을 보낸 다음날부터 에블린의 '스토킹'이 시작된다. 두 사람 사이는 우여곡절 끝에 계속되긴 하지만 거의 병적으로 자신에게 집착하는 에블린을 보며 데이브는 점점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데이브의 얘기에 에블린은 거의 광적으로 흥분한다. 급기야 자살기도를 한 에블린을 자신의 집에서 지내게 만드는데 그럴수록 사태는 더 악화된다. 그 사실을 비밀로 하던 데이브는 그제서야 여자 친구 토비(도나 밀스)에게 자초지종을 고백하게 되고, 경찰의 보호까지 요청한다. 하지만 에블린은 그보다 앞서 토비를 납치해 묶어두고는 폭력을 쓰게 된다.

'스토커' 드라마의 원조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감독 데뷔작이다. 1930년 샌프란시스코 태생인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벌채 노동자, 소방수 등 일용 노동직을 전전하며 피아노 연주가와 미군의 수영교사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1950년대 유니버셜에서 제작된 일련의 B급 영화들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1964년 셀지오 레오네 감독의 스파게티 웨스턴 3부작의 시작인 '석양의 무법자'와 '황야의 무법자'에 '이름 없는 남자'로 출연하면서 1960년대 허무주의의 컬트 스타로 떠올랐다.

1971년에는 드디어 자신의 영화사를 설립하고 감독 데뷔작인 이 작품을 완성한다. 이후 코미디, 산악 모험극, 비행 활극, 군사물에 이르기 까지 여러 장르에 걸친 도전 끝에 결국 '용서받지 못한 자'(1992)의 아카데미 수상으로 이어지고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1995)를 통해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진지한 영화작 가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는 데 성공한다. '미스틱 리버'(2003)는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그의 녹슬지 않은 관록을 보여줬다. 그후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는 물론 전쟁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2006) 등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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