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재단이 총 사업비 20억원 규모의 2011년 문화예술진흥 지원사업 공모를 시작하면서 17일 설명회를 열었다. 내년도 사업 방침에 대해 성과를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고, 미흡한 점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대구문화재단의 2011년 문화예술진흥 지원사업에 대해 알아본다.
◆재공연 지원사업 돋보여
2011년 공모사업은 '집중기획지원사업'(공연예술 분야 및 시각예술 분야)을 신설해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함으로써 대형작품 창작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전년도 우수 지원작에 대해 재공연·재전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우수기획지원사업'을 신설해 가능성 있는 작품이 재지원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여지도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지원사업이 일회성 중심인데다 소액이다 보니 창작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심사 방식도 달라진다. 집중기획지원사업과 우수기획지원사업 부문의 경우 내년부터 인터뷰 심사제를 도입했다. 서류에 대해서만 심사하던 종래의 방식에서 벗어나 심사위원이 신청 단체의 대표를 직접 인터뷰함으로써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지원금을 얼마나 충실하게 사용했는지도 심사 대상이다. 이를 위해 재단은 올해 초 지원을 받아 사업을 시행한 작품들에 대해 '현장 전수 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지원금을 받은 단체가 얼마나 성실하고 완성도 있게 공연을 진행했는지 살폈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 전수조사 자료를 10% 정도 반영해 내년도 지원사업자 결정에 반드시 반영하겠다"며 "성실히 사업을 수행한 단체와 대충 때운 단체를 구별해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심사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결과 발표 시 심사절차와 방식, 심사위원 명단, 심사평, 선정단체 및 선정금액을 공개하기로 해 주목을 끌고 있다. 또 올해까지는 총 사업비 중 예술단체가 자부담해야 하는 비율이 지원금의 50% 이상이었지만 내년에는 자부담 비율을 10% 이상으로 하향 조정해 예술단체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지원사업 철학이 없다"
대구문화재단의 2011년 문화예술진흥 지원사업안은 지난해에 비해 진일보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당일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문화예술계 인사는 "지원금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 뿐만 아니라 대구만의 특징을 가진 문화예술을 육성하기 위해 문화재단에서 일정한 가이드라인 혹은 철학을 제시하는 것 역시 문화재단의 역할이 아니냐?"며 "대구의 특징을 살리는 소재가 무궁무진한데 지원을 받아 만들어지거나 공연되는 작품들은 대구와 별 관계 없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대구문화재단이 지원한다고 해서 대구 소재만을 고집할 수는 없지만 대구 소재가 너무 적다는 비판이었다.
◆집중기획사업 방식 논란
2011년 사업 중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하는 '집중기획지원사업'의 경우 신청 자격을 '최근 3년 이내에 단일사업으로 대구문화재단, 대구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으로부터 2천만원 이상 지원받은 실적이 있는 단체'로 한정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설명회에 참석했던 공연 기획자들은 "집중기획지원사업 신청 자격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 기존에 대규모 지원금을 받았던 단체 외에 참신하고 수준높은 아이디어를 가진 신규단체의 진입이 어려워졌다"며 "문화재단이 검증시스템을 강화하고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해야지, 지원자격을 그처럼 제한한 것은 결국 행정편의주의가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단 관계자는 "사업집행 경험이 있는 단체를 선정함으로써 차질없는 사업 진행을 위한 것"이라며 "올해 사업 경험으로 볼 때 신규 단체가 아이디어는 좋은 경우가 있으나 집행과정에서 문제점을 노출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비전있는 작품 집중 지원을
대구문화재단의 지원사업에 대해 '나눠주기'라는 비판이 여전하다. 2009년 재단은 약 800여 개 개인 및 단체로부터 지원 신청을 받아 400여 개 단체에 지원금을 배분했다. 신청자의 절반 이상이 크든 작든 지원금을 받은 것이다. 이런 식의 지원 방식에 대해 현장의 문화예술인들은 "못 받는 것보다야 소액이라도 받는 게 좋다. 그러나 그렇게 나눠서는 죽도 밥도 안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고 말한다.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 이상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구문화재단 원상용 팀장은 "내년도 사업은 가급적 지원금액을 상향조정하고 지원단체 숫자는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