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 한잔] 산수화 맥 잇는 원학 스님

"남종화는 문인정신 담은 담백함이 매력"

한 불교 승려가 사라져가는 남종화(산수화)의 맥을 잇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경산 와촌 출신의 원학(58·전 조계종 총무부장·사진) 스님이 28일 경산 와촌 음양리에 '삼화사(三華寺) 청묵(淸墨)미술원'을 개원하고 남종화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경북에서는 전통 미술의 백미인 남종화가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사실적인 북종화와는 달리 남종화는 문인 정신을 담은 전통예술로 맑으면서도 담백한 매력이 일품입니다. 남종화를 통해 선비 정신을 알리고 이를 지역민들과 함께 이어갈 공간을 오래전부터 만들고 싶었습니다." 스님은 이를 위해 200㎡의 공간을 단순히 보여주는 전시공간보다는 일반인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강의실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청묵미술원에서는 28일 개원과 함께 서예와 사군자, 문방사보(文房四寶), 동다송(東茶頌), 전각실기(篆刻實技) 등의 강좌를 실시할 계획이다. 서예와 사군자는 매일, 동다송은 매주 1차례 원학 스님이 강사로 나서 가르치고, 문방사보와 전각실기 등은 한보 김종구 화백이 매주 1차례 강의한다. 또 정우 스님(통도사 주지)과 여연 스님(강진 백련사 주지), 종광 스님(기림사 주지) 등의 특강도 매월 마련된다. 특히 이들 강좌들은 수강료가 무료다. 원학 스님은 "추사와 소치, 미산, 의제, 남농으로 이어진 남종화는 서예와 사군자 등을 거쳐야 시작할 수 있는 만큼 이것들을 강좌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원학 스님은 출가 후인 1971년 해인사 시절, 부산의 청남 오제봉 선생 문하에서 서예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의제 허백련의 제자인 우계 오우선과 목산 나지강 등에게서 서화를 익혔다. 또 동국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지난해 서울 불교중앙박물관에서의 개인전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6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특히 지난해 개인전은 15년 만에 개최한 것으로 56개 작품들을 출품해 큰 호응을 얻었다. 원학 스님은 불교미술제 우수상과 동아미술제 입선 등의 수상 경력도 지니고 있다. 청묵미술원은 지난해 개인전 수익금을 토대로 지어져 조계종에 등록한 상태다.

원학 스님은 "불교와 전통문화에 대해 열의를 가진 이들이라면 누구나 환영하며 그들을 아낌없이 지원하면서 가르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053)853-9777.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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