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종준 재미 인권변호사 계명대 특강

"성공의 반대말은 포기…긍정적인 도전의식 가져야"

"성공의 반대말이 실패인 것 같죠? 아닙니다. 성공의 반대말은 포기입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리거든요."

재미 인권변호사로 활약중인 전종준 변호사가 23일 오전 계명대에서 자신의 삶과 인생관에 대해 강연했다.

'2등 해서 서러운 사람들, 남이 안 하는 거 해봐'라는 주제로 열린 전 변호사의 특강에는 학생 200여 명이 몰려 경청했다. 전 변호사가 국내에 들어온 뒤 가장 먼저 계명대를 찾은 이유도 학생들이 '지역대학이라는, 그래서 2등'이라는 무의식적 패배주의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의도에서였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워싱턴 로펌' 대표 변호사로 있는 전 변호사는 1999년 영주권을 신청한 이력이 있으면 방문 비자 발급이 불가능한 미국대사관의 비자발급 거부 관행을 깬 인권변호사로 유명하다.

당시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을 상대로 한 소송이어서 사회적 파장은 컸다. 전 변호사는 "인권 변호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어서 된 게 아니라 내가 연관이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했다.

실제 미국인과 결혼한 그는 아들이 혼혈인이어서 받는 차별이 없길 바라며 연방하원에 '혼혈인 자동적 시민권 부여법안'이 제출되도록 했다. 그는 "안될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절실히 원하면 길이 보인다"며 "큰 마음을 품고 도전할 때마다 'Yes'라고 외쳐야 한다"고 했다.

이런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 전 변호사도 한국에서의 학창시절은 빛나지 못했다. 1970년대 예비고사도 낙방했을 정도다. 예비고사 낙방 후 재수 끝에 한국사회사업대학(대구대의 전신)에 입학했다. 늘 실패를 거듭했지만 반전의 계기는 입학식 때 일어났다는 게 전 변호사의 말이다.

그는 "입학식 때 백발의 고 이영식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남이 안 하는 거 해봐'라는 말 한마디에 인생의 항로를 바꿨다"고 했다.

1년간 대학을 다니다 휴학하고 1982년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시작했다. 영어를 잘 못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수업시간에 숱한 질문을 하며 영어에 익숙해져 갔다. 우여곡절 끝에 미국에서 정치학 석사와 국제법 석사 학위를 받았고, 다시 로스쿨을 거쳐 결국 미국에서 이민법 전문변호사가 됐다.

전 변호사는 "영어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영어에 열성으로 매달렸다"며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며 "주변환경을 탓하지 말고 모든 것을 축복으로 받아들이라"고 권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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