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자원·기술 최대한 활용 유망기업 체계적으로 키워야

한국은행 '대구경북 경제활동여건 분석'

대구경북은 대기업에 의존적인 산업 구조와 영세한 서비스업, 청년층의 지속적인 유출로 심각한 수렁에 빠져 있다. 그러나 산업별 클러스터가 확실하게 구축돼 있어 업종 간 시너지 효과가 확실하고 첨단산업 발전 인프라가 구축되는 등 긍정적인 요소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한 대구경북의 현재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조사한 '대구경북의 경제활동여건 분석'에 따르면 지역 산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조립가공업종이 대기업의 생산 전략에 따라 부침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경우 2007년 글로벌 판매량 1억6천100만 대 중 구미에서만 절반이 넘는 8천400만 대가 생산됐지만 불과 2년 만인 지난해에는 전체 판매량(2억2천700만 대)의 4분의 1 수준인 5천400만 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영세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지역 서비스 업종도 문제다. 지역 서비스 사업체 중 영세업체(종업원 4명 미만)가 차지하는 비중은 89.1%로 광역경제권 중 가장 높다. 쓸 돈도, 쓰는 사람이 없는 점도 부진의 한 원인이다. 대구경북의 1인당 총처분가능소득(2008년 기준)은 1억1천600만원으로 수도권(1억3천500만원)과 지방평균(1억1천900만원)보다 적다. 더구나 소비활동이 가장 활발한 핵심 생산가능인구(25~49세)는 2000년대 들어 12만8천 명이나 감소했다.

청년층이 줄어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고학력 및 전문·숙련기술 인력의 역외 유출도 심각하다. 20, 30대 청년층 비중은 1990년 34.9%에서 지난해에는 28.9%로 줄었다. 대구경북의 40세 미만 인구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51.8%로 수도권(57.5%)이나 대전충남(54.6%)보다 낮다.

◆강점도 적지않아

비록 여건은 좋지 않지만 강점도 지니고 있다. 특히 지역 경제는 산업 구조면에서 전자통신(구미), 철강(포항), 자동차부품(대구·경산·경주), 섬유(대구·경산) 등이 각각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어 관련 업종의 투자 유도와 다른 업종 간 융·복합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 실제 지역 제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1999년에서 2007년까지 연평균 2.5%를 기록해 전국 평균(2.2%)보다 높았다.

또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로봇산업 및 원자력산업 클러스터 등의 추진 성과에 따라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 업종도 커다란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자립형 지역발전전략'을 수립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역외 기업 유치나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 중앙정부의 지원 등도 필요하지만 지역에 있는 자원과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 지역 유망기업을 체계적으로 키우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 내 창업을 활발히 지원함으로써 성장의 과실이 지역 밖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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