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네팔의 마하르잔 디파크는 광저우 포산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복싱 81㎏급 준결승에서 인도의 쿠마르 디네쉬에게 1대7로 판정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하지만 준결승에 오르면 주어지는 동메달을 획득, 조국 네팔에 첫 메달이자 유일한 메달을 선사했다. 이번 대회에 양궁과 육상, 배드민턴 등 20개 종목에 140명의 선수를 출전시킨 네팔은 24일 처음으로 시상대에 국기를 내걸 수 있었다. 시리아도 이날 복싱 남자 56㎏급에서 살라마나 웨쌈이 첫 동메달을 획득했다. 오만 역시 알 하티 바라하트가 22일 남자 육상 100m에서 10초28로 3위에 오르며 유일한 동메달을 조국에 안겼다. 이 메달 덕분에 네팔과 시리아, 오만은 메달집계 현황판에 나란히 34위로 이름을 올렸다. 방글라데시는 크리켓(여자)에서 유일한 은메달을 획득해 31위를 마크했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내걸린 메달은 금·은·동을 합쳐 3천989개다.
그러나 아직 한 개의 메달도 목에 걸지 못한 나라가 9개국에 이른다. 스리랑카, 투르크메니스탄은 100명이 넘는 선수를 아시안게임에 출전시켰지만 '노메달'에 그치고 있다. 9명으로 참가국 중 최소 규모의 선수단을 꾸린 브루나이 역시 메달 따기가 힘에 부친다. 부탄, 동티모르, 캄보디아, 몰디브, 예멘, 팔레스타인 등 6개국도 첫 메달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처지다. 이들 9개 나라에서 출전한 선수는 모두 435명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복싱과 태권도 두 종목에 11명의 선수를 파견한 부탄은 남자 복싱 56㎏급에 출전한 씨기툽이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올렸지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하지만 단 1승도 거둬보지 못한 부탄 복싱이 8강에 오르자 부탄 국민들은 열광했고 급기야 국왕의 동생이자 부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지겔우겐왕축이 광저우까지 직접 찾아 격려했다. 메달 획득의 소중함을 보여준 사례다.
많은 종목의 경기가 끝나 이들 나라의 메달 획득은 더욱 어려워졌다. 스포츠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열악한 환경에서 최첨단 기술과 장비로 무장한 스포츠 강국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거두기는 쉽지 않다.
양정모가 1976년 몬트리올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던 것처럼 '노메달'에 그친 국가 선수들이 힘을 내 조국에 메달을 안기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광저우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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