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사 중부지역본부가 제564돌 한글날을 맞아 지난달 9~31일까지 주관한 '제23회 매일 한글 글짓기 공모전'에는 운문 608점, 산문 196점 등 총 804점의 수준 높은 작품들이 응모해 모두 88편이 당선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가을 빛' '하늘' '마음' '강가에서' '창(窓)' 등 운문·산문 공통 글제로 치러진 이번 공모전은 전체 대상(1명)과 각 부문별 장원(1명), 차상(2명), 차하(3명), 장려(5명)상이 선정됐습니다.
대상
하늘
기미경 김천시 삼락동
손가락의 상처엔 어느새 거뭇한 딱지가 앉았다
다른 손가락으로 깔짝대다 되레 상처를 덧대고 아무렇게나 뭉쳐둔 넋두리가 바지주머니에 가득하다
길가엔 어설픈 전단지들만 예쁜방월세 원룸투룸미투방있음 오빠 연락줘요 자기들끼리 지껄인다
수백 번을 찍어도 남겨지지 않는 발의 자국 근처 시장서 요란한 노랫가락에 늘어지는 엿가락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철 지난 남방에 남겨진 목 땟자국 오늘도 마음의 상흔을 세제 삼아 북북 밀쳐대고 빨아대고 두들긴다
서류가방 끈은 어깨통증이란 진단을 받고 끊어진 지 넉 달이 넘었고 그 후유증으로 눈이 마를 시간은 짧다
창가 너머로 내다보이는 길 저 끝 기린이 걸어가 내 눈이 맞물리면 목을 따라 점선잇기 연장선엔 둥글게 안아주는 하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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