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에 허점이 드러났다. 도발에는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고 큰소리친 우리 군이 연평도를 유린한 북한 군의 포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확전을 피해야 된다는 생각만 앞섰을 뿐 도발에는 대가를 묻는다는 의지와 실천은 보이지 않았다. 해안포를 타격하지도 못하는 자주포 4문으로 저들이 쏜 포탄의 절반도 안 되는 포탄만 날려보냈다. 그러고도 연평도에 떨어진 포탄 80발과 비례성을 갖춘 셈이라는 궁색한 해명을 했다.
어제 국회에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우리 군의 대응자세를 질타했다. 실컷 얻어맞고 난 뒤 말로만 단호한 대응을 외친 군과 정부를 성토했다. 천안함 사건 때 일체의 보복 타격을 하지 않은 결과가 추가 도발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우리가 보복 타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저들이 마음 놓고 도발을 하고 있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침략에 대해서는 결연한 전투의지를 보여야 할 정부와 군이 행동 대신 말잔치로 끝내며 도발을 용인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대응에 앞선 사전 대비책은 더 허술하다. 서해 5도 지역은 이미 북한 군의 국지성 도발이 예상돼 왔다. 북한 군의 해안포가 집중 배치된 것 또한 모르는 이가 없다. 도발 당일 우리 군은 적의 동향을 보고도 '실제 포격을 할 줄은 몰랐다'고 한다. 군이 할 변명이 아니다. 또 자주포 6문 중에 일부는 고장이 나 있었다. 참으로 한심하고 불안스럽다.
해병대 출신 홍사덕 의원이 확전은 안 된다고 대통령을 오도했던 청와대 일부 참모를 '개자식'이라고 비난했다. 우리 군의 대응을 지켜본 다수의 국민들이 느끼는 분노도 이와 다르지 않다. 군은 전투로 존재한다. 상황이 끝난 후 변명거리나 찾는 군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공격은 최상의 방어라는 말도 있다. 맞받아치지 않고서는 도발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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