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건강을 위해서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주중에는 근교, 주말이면 먼거리의 산에 사시사철 산행 인파로 북적인다. 또한 등산을 하면서 약초도 캐는 약초등산 동호회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약초를 캐는 재미와 채취한 약초를 주위의 가족이나 지인에게 나눠주는 재미도 있어 일거양득이다. 하지만 한의학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자연산 약초를 잘못 복용하면 화를 자초할 수 있다. 즉, 약초의 외형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반대의 성질을 갖고 있는 경우와 약성을 전혀 다르게 알고 있는 경우가 흔히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비탈진 풀숲, 길가, 산비탈의 바위 틈, 관목숲 속에서 자라는 야생 하수오(何首烏)가 제철이다. 그런데 하수오하면 민간에서 적백을 구분하여 적갈색 빛이 감도는 것을 적하수오(赤何首烏), 황백색 빛이 나는 것을 백하수오(白何首烏)로 인식하고 있는데, 실제는 다르다. 적하수오는 밑동의 줄기가 나무처럼 겨울에도 죽지 않는 다년생인 마디풀과에 속하고, 백하수오는 일년생 덩굴풀인 박주가리과에 속하는 식물분류상 전혀 다른 종류이다. 적하수오는 일본, 중국, 대만과 국내에서 한약재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백하수오는 한국과 북한에서만 약재로 사용되고 있다. 생김새가 비슷하여 약효도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으나 백하수오에 대한 연구가 미비한 실정인데 민간에서 적하수오보다 약효를 더 좋게 인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수오라는 이름은 옛날 중국에 하씨 성을 가진 사람이 이 약초를 먹고 머리카락이 까마귀머리처럼 까맣게 되었다고 하여 불려졌다고 전해진다. 또한 하수오의 덩굴과 줄기가 서로 엉켜서 자라는 모습을 두고 부부가 교합하는 것 같다하여 야교등(夜交藤), 교경(交莖), 교등(交藤), 야합(夜合)이라고 한다.
하수오는 심은지 3~4년 된 것을 봄에는 발아 전에, 가을에는 잎이 마른 후 캐서 불에 쪼이거나 삶은 다음 햇볕에 말려서 사용한다. 또한 하수오의 오래된 줄기인 야교등은 잔가지와 남은 잎을 제거한 후 여름과 가을에 채취하여 건조하여 사용한다.
한의학적으로 하수오의 성질은 따뜻하고 쓰면서 단맛이 난다. 정혈(精血)을 자양하며 풍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는데, 숙지황(熟地黃)과 비슷하며 보혈(補血), 강장(强壯), 강정(强精)제로 이용된다. 그래서 머리카락이 일찍 희거나 혈허(血虛)로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고 아플 때, 근골이 시리고 아픈 것을 치료하는 작용이 있다.
약리학적으로 하수오는 전분, 조지방, 레시틴, 안트라퀴논류 등이 함유되어 있다. 레시틴은 신경조직을 구성하고 특히 뇌척수의 주요 성분 중 하나다. 또한 혈구 및 기타 세포막의 중요한 구성 성분이며, 혈구의 신생과 발육을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량을 감소시키고 콜레스테롤이 간장 내 침착하는 것을 억제하여 동맥 경화를 경감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실험적으로 하수오는 골수 조혈간 세포수와 적혈구의 수 등을 증가시켜 조혈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흉선과 T세포 증식반응을 뚜렷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면역 증강작용이 있다. 또한 지방간과 간기능 장애에 대한 억제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간기능 보호 작용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한의학적으로 야교등은 성질은 평하고 맛은 달면서 약간 쓰다.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어 불면증이나 수면 중 꿈을 많이 꾸는 경우와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경락 소통을 잘 되게 하여 전신 관절의 통증을 치료하는 작용이 있으며, 또한 외용약으로 피부질환이 있을 때 달인 액으로 세척하면 일정한 효과가 있다. 약리학적으로 야교등에는 하수오와 같이 안트라퀴논 유도체인 크리소파놀, 에모딘 등을 함유하고 있어 장의 연동을 촉진해 노인성, 병 후의 변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래에 하수오는 차와 술, 강장음료 및 기능성 화장품의 원료 등 다양하게 이용된다. 최근 국내외에서 하수오를 대머리 치료 또는 발모제의 원료로 이용하고 있다. 또한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효능이 있어 국내외에서 성기능 개선제의 생약원료 중 하나로 하수오를 쓰고 있다. 이와 같이 하수오나 야교등은 여러 가지 효능이 있지만 평소 대변이 묽거나 습담(濕痰)이 있는 뚱뚱한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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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법
하수오는 영양이 풍부하고 맛이 좋아 고구마처럼 쪄서 먹으면 좋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나 노인들한테 좋은 음식이다. 하수오는 자양 강장 및 강정효과가 있어 허약체질, 성장촉진, 피로감이 있을 때 유용하며 인삼과 비슷한 효과가 있으며 인삼이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하수오차
뿌리를 말려서 달이거나 쪄서 가루를 낸다. 차용기에 하수오 10g을 물 2ℓ과 함께 넣어 보리차처럼 끓여 꾸준히 마신다. 차로 마시는 방법 외에 말린 하수오를 달여서 꿀을 섞어 마시거나 하수오와 검은 깨를 분말로 만든 다음 꿀에 버무려 환으로 만들어 먹어도 된다.
▶하수오주
생하수오에 소주를 넣고 밀봉하여 시원한 곳에 6개월 이상 숙성시켜 인삼주와 비슷하게 노란색이 우러나오면 적당량을 음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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