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스런 性상담] 마이 웨이

서서히 성기능이 저하돼 어느 날 갑자기 섹스를 못할 정도로 발기가 안되면 당사자는 무척 당황스럽다. 비록 중년이 되었지만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사업도 다 잘돼 자존심이 강한 남자라면 더욱 좌절감에 빠지게 된다. 미국의 국민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가 불렀던 '마이 웨이'는 아직도 많은 가수들에 의해 불려지는 애창곡이다. 그러나 1970년대 마이 웨이를 주제곡으로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져 상영된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영화는 자신의 병(?) 때문에 삶에 회의를 느낀 중년 가장이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게 되고, 꼴찌라도 포기하지 않고 결승점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룬 이 영화는 부인과 극적인 포옹을 하면서 자신의 병이 발기부전이라고 솔직히 고백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그동안 자신을 멀리하던 남편에 대한 섭섭함과 의심이 사라지는 순간 부부간 이해와 동정이 생겨나는 장면이 짧은 화면에 클로즈업 된다.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대사 내용이 이제는 전문가적 해석이 가능하게 됐다. 남자가 정서적이든 육체적이든 간에 부인을 대하기가 힘들어지면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집에 늦게 들어간다. 이런 행동은 부부간 불신만 키우기 때문에 서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자로서 '나는 언제나 완벽한 발기 상태에서 완벽한 성행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오히려 발기부전을 더욱 심하게 만들 수 있다. '완벽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완벽한 사랑은 정서적으로도 범인이 넘볼 수 없다.

예술가의 감수성, 철학자의 이해력, 종교인의 믿음 등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눈에 콩깍지가 벗겨지는 순간, 서로에 대한 환상은 현실과 타협해야 한다. 최고의 섹스는 단순히 생리적 반응뿐 아니라 우리의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성적인 잠재력은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50~60세에 정점에 이를 수 있다. 이는 수십 년간 살아온 배우자와의 섹스가 세월따라 더욱 사랑과 함께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 철 희(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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