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축구, 12분 남기고 극적 '3골'

이란에 1대3 끌려가다 지동원 연속 헤딩골 4대3 역전승

24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출항했던 '홍명보호'가 동메달을 건지며 닻을 내렸다.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25일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지동원의 천금 같은 연속 헤딩골로 극적인 4대3 역전승을 거두고 여자축구대표팀과 함께 동메달을 나란히 거머쥐었다.

준결승에서 연장 혈투 끝에 허무하게 패하며 병역 혜택이 날아간 탓에 의욕과 기력이 쇠했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한국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사력을 다해 후반 막판 2분 사이에 지동원의 헤딩 '두 방'으로 동점골과 역전골을 뽑아내는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한국은 전반 무기력한 경기로 이란에 경기 주도권을 내주며 2대0으로 끌려갔다. 후반 3분 '캡틴' 구자철이 왼발 중거리 슛으로 추격 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바꿨으나 곧바로 이란에 세 번째 골을 헌납했고 이후 지루한 공방을 주고받으며 그대로 주저앉는 듯했다.

그러나 한국의 극적인 '뒤집기 쇼'는 후반 마지막에 준비돼 있었다. 후반 33분 윤빛가람과 서정진으로 이어진 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논스톱 슛으로 이란의 골 망을 가르며 추격의 불씨를 살리더니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3분과 44분 지동원이 머리로만 두 골을 뽑아내며 끝내 역전시켰다. '24년 만의 금메달 꿈'이 자칫 '노메달 수모'로 끝날 뻔했던 한국 축구를 구해내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3, 4위전에서 이란에 패하며 노메달에 그쳤던 빚을 고스란히 그대로 갚았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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