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를 주도해오던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다. 중국의 긴축 우려와 아일랜드 재정위기 등 악재가 다시 불거진데다 북한의 도발 등으로 경계심리가 커진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올 연말까지는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사자'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9월 이후 국내 증시에서 매수 규모를 줄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3천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들은 10월 들어 3조9천억원으로 매수폭을 줄였고 11월 들어서는 순매수 금액이 1조8천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북한의 도발 이후인 25일 1천717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26일에도 소폭의 매수세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해소되지 않는 군사적 긴장감을 이유로 꼽고 있다. 28일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돼 있고,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중국의 반발에도 서해로 이동하는 등 긴장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도 외국인의 태도 변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 기조로 거대한 유동성 흐름은 여전히 이어지겠지만, 외국인 매수 속도는 단기적으로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범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유럽 재정위기 등 불안요소가 해소되지 않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다른 이머징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국내 증시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국내증시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9.5배 수준이어서 절대적으로 낮은 것은 분명하지만, 개별 업종면에서는 자동차, 화학 등 대형주 위주로 강하게 상승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선뜻 집을 만한 종목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연말 결산과 휴가 등이 맞물리면서 연말까지 외국인들이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한국 시장에 대해 외국인이 대거 매도에 나설 상황이 아닌데다 미국에서 최대 규모의 쇼핑이 이뤄지는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연말 쇼핑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쇼핑시즌 동안 소매판매 전망은 2008, 2009년 부진을 씻어내고 예전 수준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소매판매가 기대대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 IT업종에 우호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데 좋은 재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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