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韓美연합훈련 D-1…서해 위기감 고조

北, 또 "보복타격" 위협…'워치콘' 2단계로 유지

한미 양국이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서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북한이 보복타격을 공언하고 나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거기다 북의 연평도 도발에도 끄떡없던 금융시장이 술렁이고 전쟁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늘면서 사회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26일 코스피지수가 1.34% 떨어지고, 원화값은 21.7원 급락했다.

◆긴장의 서해 바다=서해 해상 등에서 진행될 연합훈련에는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9만7천t급)와 미사일 순양함, 이지스 구축함 등 양국 함정 10여 척이 동원된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일련의 계획된 훈련으로, 항공기의 실무장 폭격과 해상사격 등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훈련 구역이 북방한계선(NLL) 인접까지는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해상사격 훈련, 원래 계획보다 훨씬 더 강화된 훈련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 북한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25일 유엔사의 장성급회담 제의를 거부하는 내용의 통지문에서 "조선 서해가 분쟁 수역으로 된 것은 미국이 우리 영해에 제멋대로 그은 북방한계선 때문"이라면서 "남조선이 또 군사적 도발을 하면 주저 없이 2차, 3차로 물리적 보복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벌어진 사태는 정전협정의 위반자가 남조선이고, 서해에 분쟁의 불씨를 심은 것은 미국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미국이 조선반도의 긴장완화를 바란다면 남조선이 북방한계선 고수를 위해 해상 침범과 포사격 같은 군사적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발은 쉽지 않다=항공모함이 참가하는 훈련구역에 북한이 해안포나 지대함 미사일을 쉽사리 발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는 축구장 3배 크기의 비행갑판에 전폭기인 슈퍼호넷(F/A-18E/F)과 호넷(F/A-18A/C), 조기경보기인 E-2C(호크아이 2000) 등 항공기 80여 대가 탑재되어 있다. 9천700t급 이지스 구축함 1척에는 평양 노동당사까지 정밀타격이 가능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00여 기가 탑재되어 있다. 한마디로 전투가 벌어졌을 경우 주야간 관계없이 화력 및 기동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갖고 있다.

한미는 훈련기간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을 2단계로 유지하며 북한군 동향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날 오후 훈련일정을 중국에 통보했으며, 한미연합사도 북한 측에 훈련 일정을 통보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미국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중국이 북한에 추가 도발을 하지 말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라고 연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표면적으로 "어떤 군사적 도발행위에도 반대한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하고 있지만 26일 예정된 양제츠 외교부장의 방한을 취소하고 연합훈련에 반발하는 등 북한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버리지 않는 모습이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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