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맞춰 돌아온 목돈, 어떻게 관리할까?"
최근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말 연 6% 안팎의 고금리 특판예금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말이면 불붙었던 은행권의 특판 예금 판매 경쟁이 올해는 거의 사라지면서 목돈을 다시 맡길 곳이 마땅치않기 때문. 투자자 입장에서는 만기가 돌아온 특판예금을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두기에는 금리가 너무 낮고, 공격적인 파생 상품에 투자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 전문가들은 원금이 보장되고 예금 금리보다 높은 상품에 투자하되, 투자기간을 짧게 가져가라고 조언한다. 특판 예금을 내놓고 있는 제2금융권의 상품들도 주목할 만하다.
◆만기 돌아온 특판 예금을 잡아라
은행권에는 연말까지 지난해 6~7%대에 판매했던 고금리 정기예금의 만기가 대거 돌아온다.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특판예금 규모는 2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구은행의 경우 연말까지 전체 정기예금 잔액 8조4천540억원(10월 말 현재) 가운데 35.4%를 차지하는 2조9천975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이에 따라 대구은행은 만기가 돌아온 고객들을 재유치하기 위한 특판 예금도 내놨다. 대구은행은 내년 1월 31일까지 '2010 대한민국 지속가능성 대회' 2년 연속 수상을 기념하는 특판적금을 한시 판매한다. 최고 연 4.2%(3년 만기)를 지급하는 상품으로 시중은행보다 0.5%포인트 이상 금리가 높다. 가입기간에 따라 연 3.8%(1년), 연 4.0%(2년), 연 4.2%(3년)의 이자를 준다. 월 단위 가입이 가능하며 가입 대상이나 가입계좌 수에는 제한이 없다. 가입금액은 월 적립금 기준 10만원 이상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속가능성 대회 2년 연속 수상을 기념한 이 상품은 타 은행의 적금 상품에 비해 금리가 높고 조건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대다수 시중은행들은 특판 예금 판매에 소극적이다. 은행에 돈은 계속 들어오는데 자금을 운용하기는 마땅찮은 때문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 예금은행의 예금 잔액은 9월 말 현재 48조1천7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 늘어났다. 올 들어 9월까지는 정기예금이 4조6천503억원 들어왔다. 반면 여신 잔액은 59조3천7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늘어나는데 그쳤다.
정기예금 금리도 최저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잔액 기준 총수신 금리는 연 2.94%로 전달보다 0.04%p 떨어졌다. 이는 2005년 9월의 연 2.92% 이후 최저치이다. 순수저축성 예금 금리는 0.06%p 하락한 연 3.63%, 정기예금 금리는 0.07%p 떨어진 연 3.61%로, 이는 한은이 2001년 9월 이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낮았다. 정기적금 금리는 연 3.91%로 0.01%p 낮아졌다.
◆적극적인 제2금융권
예금은행들과 달리 제2금융권은 자금 유치에 적극적이다. 연말을 맞아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온 고객들을 재유치하기 위해서다.
참저축은행은 최근 다문화가족을 지원하는 '다문화 참사랑 정기예금'을 내놨다. 15개월 이상 가입하는 고객에게 연 4.725%(매월 이자 지급식은 4.6%)의 금리를 제공하고 은행이 가입 금액의 일부를 적립한 지원금으로 다문화가족을 후원하는 상품이다.
수협은행은 비과세 신가계저축 만기해지 고객 등을 겨냥해 '사랑해(海) 예·적금'을 다음달 31일까지 특별 판매한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는 연 3.8%이며 비과세신가계저축 만기해지 고객과 인터넷을 통해 가입한 고객에게는 0.2%p의 우대금리를 준다. 적금은 25개월 이상 시 연 4.7%가 적용된다. 거치식 예금처럼 1회 불입 후 추가 불입을 하지 않더라도 약정금리를 받는 게 특징이다.
토마토저축은행도 연 금리 4.7%(18개월 기준)를 제공하는 '사랑의 연탄나눔 정기예금'을 최근 선보였다. 연말을 맞아 가입 좌수당 연탄 5장씩을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특별상품이다.
◆들어온 목돈, 어떻게 굴릴까
만기가 돌아온 특판예금의 대부분은 원금 보장을 선호하는 자금이다. '고위험 고수익' 상품보다는 작더라도 위험이 없는 수익을 선호한다는 것. 따라서 예금을 선호하는 보수적인 투자 성향에 맞춰 원금 보장과 함께 높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주가지수연동예금(ELDC)이나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1~3개월씩 단기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회전식 정기예금 등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리려면 원금보장형 ELS(주가연계증권)나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처럼 원금을 지키면서 정기예금보다는 수익이 높은 상품들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투자 시기를 짧게 잡고 일부 자금은 3개월짜리 단기 ABCP에 투자했다가 금리가 오르면 특판예금으로 갈아타고, 일부 자금은 원금이 보장되는 ELS나 ELD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또 물가 상승에 대비해 물가연동국채에 투자하거나 채권에 자산 대부분을 투자하는 공모주 펀드 등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다소 위험을 감내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원금이 보장되면서 기대수익률이 은행 금리의 2배 정도 되는 ELS나 ELF(주가연계펀드) 등도 적절한 상품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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