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서 논술 톺아보기] 논술, 어떻게 준비할까?①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어떻게 하면 논술을 잘 칠 수 있나요?'이다. 정말 어떻게 하면 논술을 잘 칠 수 있을까? 논술을 잘 칠 수 있는 지름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단언컨대 결코 지름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길고 다양한 갈래의 길이 존재할 뿐이다. 입시철이 되면 사교육 업체들이 기획한 논술단기강좌가 성행한다. 1개월 완성, 2주 완성, 심지어 1주 완성도 보인다. 발상이 대단하다. 정말 그것이 가능하다면 나부터 가서 배우고 싶다. 답답한 마음에 솔깃할 수밖에 없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심리를 이용한 전형적인 풍경이지만, 현실적으로 마땅한 대안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불나방처럼 뛰어든다. 내가 아이들에게 논술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가장 본질적인 마음은 여전히 어렵다는 점이다. 아직도 논술은 나에게 배우는 과정에 있는 영역이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러리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논술이란 높은 산을 넘을 수 있을까? 어려울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어떤 낱말에 대한 개념이 방법까지 가르쳐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논술(論述)이란 낱말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논술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논술(論述)이란 낱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떤 주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결국 논술(論述)은 '논(論)'과 '술(述)'로 이루어진 낱말이다. 더 나아간다면 먼저 '논'하고 뒤에 '술'하라는 것이다. 이것을 논술 수업에 사용되는 용어로 대치한다면 주장과 논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먼저 주장하고 그 다음에 논거를 제시하는 것이 논술이다. 분리된 문제 유형의 논술문은 물론 서론, 본론, 결론으로 이루어진 통글 형식도 단락별로는 '논+술'의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논술을 준비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일상 속에서 '논+술'의 사고방식을 활용하여 언어활동을 해 보라는 것이다.

인문사회논술은 통합교과형으로 출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교과서를 통해 다양한 교과 지식을 정리, 통합하고 비판하면서 주장과 논거의 형태로 반복하여 써 보는 것이 좋다. 특히 최근에는 인문사회 논술에 그림과 도표가 많이 출제된다. 역사, 일반사회, 지리, 윤리 등 다양한 사회교과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이나 도표를 정밀하게 읽고 자신만의 주석을 달아보는 것도 매우 유용할 것이다. 수리과학 논술은 수학과 과학 문제가 분리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교과서에 있는 심화 문제를 원리 중심으로 이해하고 수학은 풀이과정을, 과학은 실생활과의 접목을 중심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능을 함께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수학능력시험 언어 영역 문제집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언어 영역은 듣기와 쓰기, 문학과 비문학 지문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비문학 지문은 논술의 보고(寶庫)이다. 비문학 지문은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등 다양한 영역의 정보로 이루어져 있다. 지문의 수준이 매우 전문적인 영역까지 나아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학교교육과정의 틀 안에서도 해결이 가능하다. 그러한 지문들을 읽은 다음, 거기에 나오는 정보들을 수집하고 정리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문들에서 얻어진 정보와 지식은 논술문을 작성할 때 핵심적인 논거로 사용할 수도 있다. 역시 중요한 건 읽지만 말고 반드시 메모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논술은 나와 세상이 나누는 대화이다. 논술에는 필연적으로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드러나야 한다. 논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항상 세상을 향해 눈과 귀를 열어야 한다. 매일 언론매체를 들여다보면 좋겠지만 대한민국의 고등학생들이 사실상 그런 여유를 찾기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주말 또는 휴일에 시사 주간지를 선택해 정독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신문과는 달리 시사 주간지는 세상에 대한 나름대로의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이 이루어져 있다. 시사 주간지에 담긴 생각의 얼개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사회현상에 대한 자신의 판단과 생각을 메모해가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

한준희(대구통합교과논술지원단·경명여고 교사)

※ 다음 글 : 논술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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