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들은 주택금융 소비에서도 보수적인 성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대구경북지사가 ▷주택연금 ▷보금자리론 ▷전세자금 보증 등 주택금융에 대한 대구경북의 이용실적이 저조한 점에 대해 나름대로 내놓은 분석이다.
주택금융공사 대구경북지사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 10일까지 주택연금 가입 건수는 68건으로 전국 1천681건의 4.02%에 불과했다. 연도별 대구경북의 전국 대비 비중은 2007년 4.46%, 2008년 3.02%, 2009년 4.71%로 4년 가까이 4% 안팎에 머물고 있다. 특히 안동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가입 건수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금융공사 대경지사 관계자는 "지역에는 부모들이 자식에게 집을 물려줘야 한다는 의식이 강해 주택연금 이용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풀이했다.
보금자리론의 경우 대구경북의 대출액은 올 들어 현재(10월 말 기준)까지 1천727억원으로 전국 4조8천127억원의 3.58% 수준을 보였다. 보금자리론은 갑작스런 금리인상에 따른 서민 가계도산을 예방하려는 목적에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이 상품은 주택을 담보로 한 연 4.8~5.2%의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시중금융회사의 고정금리 상품보다 금리가 낮고, 변동금리 상품보다 안정적이다. 그런데도 대구경북에는 이용자가 많지 않다. 상품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일까? 주택금융공사 대경지사는 지난 8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 대출자 100명에게 보금자리론 금리를 안내하는 우편물을 보냈다. 하지만 관련 문의가 한 건도 없었다는 것.
또 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금융거래 행동에 있어서 대구경북 등 지방은 서울 및 수도권과 상당한 차이가 난다. 지방의 경우 '신규 대출'이 70%, '대출상품 갈아타기'가 30%인 반면, 서울·수도권은 '대출상품 갈아타기'가 52%, '신규 대출'이 48%로 나타났다.
전세자금 보증 공급액에 있어서도 올 들어 현재(10월 말 기준)까지 대구경북은 1천822억3천600만원으로 전국 4조6천226억600만원의 3.94% 수준이다.
주택금융공사 대경지사 류기윤 팀장은 "서울·수도권 사람들은 금리에 민감하지만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 사람들은 금리가 다소 높더라도 기존 거래 은행(상품)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택자금 대출의 경우 조금만 신경을 써 정보를 수집하면 낮은 금리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들이 있는데도 지역민들은 '실리'를 추구하는 데 소극적이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주택연금=만 60세 이상 1가구 1주택 소유자(9억원 이하 주택 대상)가 집을 소유하면서도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빌려주는 제도이다. 부부가 모두 사망해 대출계약이 종료되면 주택금융공사는 담보로 보유하던 주택을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한다.
※보금자리론=10~30년간 대출금을 나눠 갚도록 설계한 선진국형 장기주택담보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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