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꽃은 국화이다. 요즘 형형색색의 국화로 물들여진 국화전시회가 다채롭게 개최되고 있다. 가을이면 쉽게 만날 수 있는 소박한 들꽃이기도 하며 생명력이 강해 어디서든 잘 자라는 식물이다. 국화가 개화하는 가을을 맞이해 열리는 전국 각지의 100여 개가 넘는 국화 축제에 수백만 명이 넘는 인파들이 북적이는 것을 보면 우리가 국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국화는 사군자의 하나로 동양에서 관상용 원예식물로 재배하는 오래된 식물로 알려져 있다. 요즘은 관상용으로 더 가치가 높은 국화지만 옛날 선조들은 동네 어귀나 들녘에 자생하는 국화의 고운 꽃과 잎으로 화전을 만들거나 국화 향기를 머금은 국화차를 달여 마셨다. 근래에 국화는 화분 및 노상에 관상용으로 많이 이용되지만 술을 담그거나 차로 마시고 약용으로 사용한다.
국화는 옛 고사나 시조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라는 미당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가 떠오르는 계절이다.
예부터 국화는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에 피어 오랜 세월 고통을 견뎌낼 인고와 희생을 의미해 굳은 충절과 여인의 절개를 상징하기도 한다.
개량된 국화의 종류가 많아 꽃의 크기와 개화시기가 다양하다. 재배 국화는 꽃송이의 크기에 따라서 대국(大菊)'중국(中菊)'소국(小菊)으로 나뉘며,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하국(夏菊)'추국(秋菊)'동국(冬菊)으로 나뉜다. 국화는 관상용과 약용 국화로 분류하는데, 식용으로 쓰거나 약재로 활용하는 것이 바로 감국(甘菊)이라 불리는 약용 국화다.
감국은 노란 꽃잎 때문에 황국(黃菊)이라고도 하며 꽃이 드문드문 흩어져 피고 꽃의 크기가 2.5cm 정도 된다. 풀 전체에 짧은 털이 나 있고 줄기의 높이는 60~90cm이며 약간 검붉은 색으로 가늘고 길다. 한국'타이완'중국'일본 등지에 분포하며,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란다. 감국은 국화과에 속한 다년생 초본인 감국의 꽃을 9~11월쯤 개화할 때 채취하여 음지에서 건조한 후 약재로 이용한다. 우리나라의 각지에서 재배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저장'쓰촨'허베이'허난'산둥 등지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다.
한의학적으로 감국의 성질은 약간 차며 맛은 달면서 쓰다. 감국은 풍열(風熱)을 분산시키는 효능이 있어 상기도(上氣道) 감염으로 인한 발열, 두통, 인후통 등에 사용된다. 성미가 차면서 쓴맛이 있어 상부의 열을 내리고 눈을 밝게 하는 효능이 있어 눈이 충혈되거나 부을 때, 두통, 머리가 어지러울 때에 효과적이며 많이 응용된다. 또한 열을 내리면서 소염, 해독시키는 효능이 있어 각종 종기(腫氣) 등으로 인한 피부과 질환과 유행성 안질환에 효과가 있으며, 피부소양증에는 탕전한 물로 씻어도 일정한 효과가 있다.
약리학적으로 감국의 꽃과 줄기는 정유, 아데닌, 콜린, 스타키드린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꽃은 크리산테민, 플라노이드와 미량의 비타민 A, B1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정유 성분은 중추신경 진정 및 해열작용이 있어 두통이나 감기 증상에 효과가 있다. 아데닌, 콜린, 스타키드린과 비타민 A, B1 등의 성분이 시력과 간기능을 개선시키며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항균'항바이러스 및 항염증 효능이 있어 바이러스 및 용혈성 황색포도상구균, 폐렴구균, 디프테리아균 등에 대해 항균 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적으로 감국 추출물이 심장의 관상동맥과 말초혈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어 혈압을 내리는 작용이 있으며 항노화 효능 및 폐암과 간암 등에 암세포 억제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추출물 성분 중 치매의 치료와 예방 효과가 있으며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을철에 노랗게 핀 감국은 소박하면서도 예쁜 자태를 뽐내지만 차가운 성질이 있어 기운이 허약하거나 속이 냉하며 평소 대변이 묽은 사람인 경우 오랜 기간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클릭
▶감국차
감국차는 수험생이나 평소 신경을 많이 써 머리가 맑지 않거나 눈의 피로가 많은 사람에게 좋다. 간의 열을 식혀주며 눈이 충혈되고 머리가 아프며 맑지 않을 때 마시면 두통도 없애주고 눈의 피로도 풀어준다. 끓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감국 꽃송이를 채취한 후 물에 씻어 물기가 없어질 때까지 말린다. 2. 약간의 소금을 넣고 물을 끓인다. 3. 끓는 물에 감국을 살짝 데친다. 4. 데친 감국을 차가운 물에 넣어 소금기가 없도록 헹군다. 5. 데친 감국을 음지에서 완전히 말린 후 보관한다. 6. 감국차를 마실 때는 뜨거운 물 한잔에 건조한 감국 2, 3송이 정도를 넣어 수시로 마신다.
▶감국 베개
평소 머리가 맑지 않거나 수면장애로 고생할 때 말린 감국을 베갯속으로 사용하면 정신적으로 안정시키는 감국향 때문에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은은한 감국향으로 머리가 맑아지고 기억력이 좋아지며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이나 수험생에게 일정한 도움이 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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