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언제나 제가 평범한 삶을 살기를 바라셨어요. 공부 열심히 잘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 멋진 남편과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그런 모습을 꿈꾸셨죠. 그러니 제가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펄쩍 뛰셨죠.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좋아하세요. 기사 스크랩을 해 보여주시기도 할 정도니까요."(웃음)
#극중 명품녀 '언제 이런 역 해보겠나'
솔직히 손은서는 20대 중반의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교복 입은 모습이 더 잘 어울리는 것이 사실이다. 흥행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 공포영화 시리즈를 집대성한 작품인 '여고괴담'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나섰던 것도 그녀의 앳된 모습이 한몫했다. 그런 그녀가 최근 MBC 주말드라마 '욕망의 불꽃'에서는 180도 바뀐 이미지로 파격적인 변신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버지로 나오는 이순재에게 "백화점 하나만 줘"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요구하기도 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명품으로 치장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지금까지 손은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라는 것에 언뜻 상상이 가지 않는다는 것에 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제가 이 역을 맡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정말 저랑 똑같은 모습이 단 하나도 없는 완전 다른 인물이었거든요. 떠오르는 말을 스스럼없이 툭툭 내뱉고, 화려하게 치장하고, 누구도 상관하지 않고 무조건 자기 것만 챙기기에 바쁜 캐릭터라는 것에 저 역시도 충격이었어요. 그런데 한 회, 한 회 지나면서 재미가 있어요. 제가 '이런 역을 언제 해보겠나'란 생각도 들고요. 극중 이순재 선생님 무릎에 앉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런 것도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것이었거든요. 부모님께도 못 해본 것이었는데…."
#다양한 모습 연출 가능한 '괜찮은 캐릭터'
손은서는 딱 한눈에 들어오는 미인형 외모는 아니다. 그렇다고 못났다는 것이 아니라 요새 특출나게 잘난 여배우들이 너무나도 많기에 그런 스타들과 비교해 평범해 보인다는 얘기다.
"저도 제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데, 요새 그렇게 말하면 왠지 욕먹을 것 같아서.(웃음) 제가 화려하게 예쁘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아이돌처럼 귀엽지도 않죠. 다만 조금만 이미지를 바꿔주면 다양한 모습이 나오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는 괜찮은 캐릭터죠?"(웃음)
신인 딱지를 떼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 그녀가 많은 작품에 얼굴을 비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 작품마다 맡았던 인물들은 눈길을 끌 만큼 색다른 편이었다. 이번 드라마 '욕망의 불꽃'처럼.
#이상형은 장동건, 원빈과 같이 연기하고 싶어
"일단 제 나이대에 할 수 있는 발랄한 역을 연기하고 있으니 현재에 충실할 거고요. 개인적으로 액션 연기를 좋아하거든요. '다모'의 하지원 씨나 '아이리스'의 김소연 씨가 맡은 역처럼 액션 여전사를 해보고 싶어요. 또 영화 '내머리속의 지우개'의 손예진 씨처럼 진한 멜로극도 해보고 싶은데, 그런 연기는 나이가 좀 더 들어야 할 수 있겠죠?"(웃음)
멜로극을 해보고 싶다고 운을 뗀 만큼 꼭 만나고 싶은 남자 배우도 분명 있을 법했다. 어떤 배우와 연기하고 싶냐고 바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돌아온 답은 요즘 대세 중 대세인 '원빈'이란 이름이 바로 튀어나왔다.
"정말 만나고 싶은,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너무 많은데요. 그 중에서 꼭 같이 하고 싶은 배우는 원빈 씨예요. 최근에 영화 '아저씨'를 보면서 원빈 씨의 매력을 알게 됐어요. 전에는 그냥 잘생긴 분, 멋진 배우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이번 작품을 보고 너무나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요새는 원빈 씨가 어디 나오면 눈을 못 떼겠어요.(웃음) 그리고 오래전부터 이상형이라 생각한 분은 장동건 씨인데요. 품절남이긴 하지만요. 이 두 분은 꼭 한 작품에서 만났으면 좋겠어요. 꼭."
#예능에서의 경험도 연기에 도움될 듯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을 업으로 삼다 보니 각 사람별 대화 스타일이 있다. 손은서의 경우는 진지발랄 분위기였다. 시종일관 진지하다가도 순간 순간 재치있는 답변으로 정적인 분위기를 무너뜨렸다. 매력적인 입담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최근 왜 그녀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냈는지도 이해가 갔다.
"예능은 두렵더라고요. 또 연기자라는 이미지를 깨는 것도 쉽지 않다고 생각해서 예능에서 제의가 들어와도 선뜻 응하지 못했죠. 제가 꼭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면 그냥 웅크리고 있을 것만 같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재미있던데요? 새로운 경험이 됐고, 나중에 연기할 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녀는 예능에서의 경험조차 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자신과 관련한 모든 일을 연기와 맞물리게 하는 그녀의 모습은 그녀가 얼마만큼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차 있는지를 알게 했다.
"제가 걸어온 모습 하나 하나가 얼굴에 묻어나면서 세월에 맞게 흘러가는 느낌이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젊어 보이고 싶은 사람의 욕심 때문에 인위적인 힘을 많이 빌리고 있는데요. 저는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배우로 남고 기억되고 싶어요. 보면 편안해지고, 또 지금의 내가 더 빛이 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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