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영화음악의 巨匠 니노 로타

뛰어난 예술가에 대한 존칭 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거장(巨匠)이다. 이 칭호를 붙이는 객관적인 기준은 없지만 어쨌든 예술적 완성도나 대중의 호감도와 인지도 등에서 '차원'이 달라야 거장으로 불릴 수 있다. 니노 로타도 그런 예술가다.

1911년 오늘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났다. 8세에 작곡을 시작했고 11세에 오라토리오, 14세에 뮤지컬을 작곡할 만큼 어릴 때부터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이렇게 타고난 재능은 세계적인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에게 작곡법과 지휘법을 배우면서 더 화려하게 피어났다. 1947년 루이지 잠파 감독의 '평화에 산다'의 주제곡으로 영화음악에 데뷔했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길'(1954)의 주제가 '젤소미나의 테마'를 내놓으면서부터다. 이후 1970년 사망할 때까지 140여 편의 주옥같은 영화음악을 전세계의 음악애호가들에게 선사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태양은 가득히'(1960) '로미오와 줄리엣'(1968) '대부2'(1974)의 주제곡이 모두 그가 작곡한 것이다. 그의 음악에 녹아있는 짙은 서정성이 한국인의 정서에 맞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상 복은 적어서 '대부2'로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한 번 수상하는 데 그쳤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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