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드라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는 '샤먼'이다. 그들은 샤먼이 잃어버린 순록을 찾아주고 여자들의 출산을 도와주며 다른 사람들을 치료해준다고 굳게 믿는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SBS 창사 2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에서는 5일 오후 11시 '4부 샤먼의 땅'편이 방송된다.
동토의 땅인 툰드라는 늘 인간에게 혹독하고 매서웠다. 극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강력한 리더가 필요했다. 그가 바로 샤먼이었다. 오랫동안 툰드라 사람들은 샤먼에 의지하면서 생활의 터를 잡아왔다. 하지만 20세기 초 소비에트 혁명이 벌어지면서 종교 탄압이 시작됐고 샤먼의 대부분은 총살당하거나 불태워졌다. 살아남은 자들 역시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이후 수십 년간, 툰드라에서 샤먼은 자취를 감추었고 이제는 그 후손들의 흔적조차 찾기 어렵게 되었다.
시베리아 최북단에 있는 타이미르 반도. 그곳에 민족 최고의 샤먼이자 툰드라 최고의 샤먼으로 꼽히는 '카스쪼르킨 형제'가 살았다. 그 위엄과 영험함이 샤머니즘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 지금까지 전설로 남아있다. 실제로 1970년대 촬영된 영상에서 형제는 신과 접신하고, 화살로 자신의 몸을 찔러 넣는 의식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제작진은 그들의 대를 이어 샤먼이 되어 있을 손자 '이고르'를 찾았다. 러시아식 정규 교육도 거부한 채 샤먼의 대를 잇기 위해 할아버지에게 샤먼 교육을 받았다고 알려진 '이고르'를 두 달여의 기다린 끝에 만나는데…. 200일간의 긴 여정 속에서 제작진이 만난 샤먼들의 신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삶을 전격 공개한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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