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창작오페라 정착 위한 체계적인 지원 있어야

창작오페라 '원이 엄마'가 2, 3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이틀간의 공연을 마쳤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작품은 1998년 안동 고성 이씨 가문의 무덤 이장 과정에서 발굴된 420년 전의 편지를 작가 조두진이 소설 '능소화'로 재탄생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 '원이 엄마'는 지난해 초연에 이어 한 발 더 나은 모습을 보여 창작오페라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게 했다. 사실적인 세트와 풍성한 오케스트레이션, 출연자들의 열연이 돋보였고, 관객 동원에서도 빈 자리가 드물 만큼 성황을 이뤘다. 서곡을 대부분 고치는 등 편곡을 통해 다소 난삽했던 부분을 과감하게 손질하면서 음악적으로도 지난해보다 나은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오래 공연될 수 있는 명작으로 남기 위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냉혹한 비판과 이에 따른 지속적인 수정, 재공연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세계적인 작품들이 대부분 수십 년 동안 수정과 보완을 거쳤고, 이러한 작업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을 미뤄 보면 명확하다.

그동안 대구'경북에서 만든 창작오페라 수는 적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 1, 2회 공연을 끝으로 사장됐다. 물론 소재나 작품 자체가 미흡한 탓도 있지만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이 더 크다. 대구시가 공연문화도시를 지향하고, 오페라 전용 극장에서 8년째 국제오페라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창작오페라에 대한 관심은 크게 떨어진다. 창작오페라는 개인이나 일개 오페라단이 소재 발굴과 작곡, 제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떠맡기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 대개 1회성 공연에 그치는 이유다. 창작오페라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함께 대구시의 체계적인 지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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