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성범죄에 경각심 더욱 높이고 적극 대처해야

최근 인터넷에 공개돼 주목을 끈 서울지하철 성추행 동영상은 우리 사회에서 성범죄가 위험수위에 도달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다른 승객이 빤히 보고 있는 상황에서도 잠든 여성을 버젓이 성추행했다는 것은 '들키지 않으면 된다'는 남성들의 왜곡된 심리가 깔려 있다. 피해자의 신고가 없으면 적발하기조차 힘든 복잡한 출퇴근 시간대에는 얼마나 많은 성범죄가 자행될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

대구지하철 수사대에 따르면 대구지하철 성범죄도 2008년 6건을 비롯해 지난해 11건, 올해 11월 말 기준 9건 등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사례만 이 정도니 신고조차 없이 넘어간 성추행'몰래카메라 등의 사례를 포함하면 전체 성추행 범죄 건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문제는 공공장소에서의 이런 성추행 범죄는 피해자의 적극적인 거부 의사 표시나 신고가 없으면 적발해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피해 여성들이 소극적으로 대처하거나 피해 사실 공개를 꺼리는 바람에 성범죄를 더욱 키우는 악순환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성추행이나 도촬에 한번 맛들인 남성들이 계속해 추가 범죄를 저지를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번 서울지하철 성추행 사건의 경우도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피해 여성은 당시 성추행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부끄러워 제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성추행을 당했을 때 그 자리에서 적극 대처하고 신고하는 것이 성범죄를 줄이는 길"이라고 거듭 지적한다. 여기에 사회적인 계도와 건전한 성교육, 경찰의 예방 등 유기적인 작용도 시급하다. 성범죄가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경각심을 더욱 높이고 성범죄 방지 활동 등 주변 여건도 적극 조성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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