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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의 기리자" 선조때 설립, 서원철폐 때도 살아남아…금오서원

구미시 선산읍 원리에 있는 금오서원은 길재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서원이다.

1567년(명종 22년) 선산의 유학자 최응룡과 김취문이 중심이 돼 선산부사 송기충에게 서원 건립을 건의했고, 송기충은 이를 경상감사를 거쳐 조정에까지 알려 마침내 재가를 받아 1570년(선조 3년) 금오산 밑에 건립하게 됐다. 1575년(선조 8년)에 사액서원이 됐다.

임진왜란 때 불탔다가 10년 뒤인 1602년(선조 35년) 지금의 금오서원이 있는 선산읍 원리의 남산 밑에 옮겨 복원했으며, 1609년(광해군 1년)에 다시 중건됐다. 그 후 김종직(金宗直), 정붕(鄭鵬), 박영(朴英), 장현광(張顯光) 등을 추가로 배향해 모두 5현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고종 때 서원 철폐령이 내려졌을 때에도 훼철되지 않은 전국 47개 서원 중의 하나이다.

약간 비탈진 산자락에 자리잡은 금오서원에 들어가 밖을 내려다보면 탁 트인 들판과 감천(甘川)이 시원스럽다. 읍청루(누각)-정학당(강당)-사당을 일직선으로 배열한 금오서원은 정면의 벌판을 향해 나아가는 배처럼 보인다. 저멀리 내다보이는 금오산을 향해 서원이 항해하는 듯하다.

지금은 낙동강 본류와 지류인 감천이 만나는 서원 앞 강물이 적어 실감나지 않지만, 서원을 세울 당시에는 뱃길이었다고 하니 낙동강 물을 따라 영남사림의 정신이 온 나라에 퍼지는 희망을 서원 건축에 담았을 지도 모른다. 금오서원과 낙동강, 금오산을 이어지는 밖을 보면 길재의 정신도 보인다.

전병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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