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일본물리학의 아버지 니시나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자 일본 정부는 한 과학자에게 그 폭탄이 진짜 원자폭탄인지, 그렇다면 6개월 내에 똑같은 폭탄을 만들 수 있는지를 비밀리에 물어봤다. 대답은 '아니오'였다. 그 과학자가 '일본 현대 물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니시나 요시오(仁科芳雄)다.

1890년 오늘 오카야마 현에서 태어났다. 도쿄대에서 전자기학을 전공한 후 일본 정부가 설립한 기초과학 종합 연구기관인 이화학연구소에 들어가 양자역학을 연구했다. 1921년 해외에 파견돼 영국과 독일을 거쳐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에서 양자역학을 정립한 닐스 보어의 지도를 받았다. 귀국한 뒤 이화학연구소에 니시나 연구실을 만들어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도모나가 신이치로 등 많은 학자를 배출했고, 사이클로트론(입자가속기)의 건설을 맡기도 했다. 2차 대전 때는 육군이 의뢰한 원자폭탄 개발 계획을 이끌었다. 기술적으로는 제조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었지만 이를 현실화시킬 자원과 기술력이 없었다. 그가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했다면 역사는 어떻게 흘러갔을까. 장거리 수송기가 없어 미국 본토 투하는 불가능했겠지만 어쨌든 전쟁의 양상은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다. 1951년 몰(歿).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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