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는 일거리가 없습니다.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합니다."
골조공사를 하는 전문건설업체 A사장은 공사 수주를 위해 가까운 구미, 울산은 물론 수도권에 자주 출장을 간다. 그는 "지역의 대표적인 건설사들이 아파트 신규 분양을 연기하거나 주저하고 있는 바람에 '공사'가 없다. 몇몇 건설사가 내년 신규 분양을 계획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실행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작은 일거리라도 구하기 위해 대구보다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은 지역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는 물론 아파트분양대행사, 광고기획사 등이 역내에서 일거리를 찾지 못해 서울·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한라주택은 서울·수도권에 영업망 확장을 위해 신규 인력 채용 등을 통해 기존 서울 사무소의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지의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 등의 공사 수주를 위해서다. 이 회사 최원근 부사장은 "당분간 대구에서 새로운 일거리를 찾기는 어렵다"며 "서울과 수도권에서 개발사업이나 일거리 확보를 위해 서울사무소 인력을 기존 4명에서 15명으로 늘리는 등 조직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광고기획사들도 주택경기 침체로 광고 물량이 크게 줄면서 서울·수도권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의 대형 건설사와 접촉하고 대기업 광고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기 위해서다.
B사는 영세한 규모지만 최근 서울지사를 보강했다. 영업직원을 늘리고 사무실도 확장 이전했다는 것이다. 이 업체 대표는 "대구에는 최근 2, 3년 동안 신규 아파트 분양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줄면서 광고 의뢰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대형상가 재건축 사업과 건설사를 상대로 광고 수주를 하기 위해 일주일에 3, 4일은 서울에서 일을 한다"고 전했다.
분양대행사들도 포항, 구미 등 경북은 물론 부산, 울산, 양산 등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 따르면 대구의 30여 개 대행사 가운데 미분양 아파트를 포함해 대구에서 분양대행을 하는 업체는 10개 사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
분양대행사 장백 박영곤 대표는 "올해는 구미에서 분양대행을 하고 있는데, 구미의 경우 국가산단 보상금 지급으로 인해 중대형 아파트 판매가 늘어나는 등 대구보다 경기가 훨씬 좋다"며 "상당수 분양대행사들이 대구보다 경기가 좋은 편인 구미, 울산, 양산 등에서 일거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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