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오토바이가 판을 치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무도한 오토바이들 때문에 '오토바이전용지구'로 변질되고 있다. 오토바이가 무시로 인도로 뛰어들어 보행자를 불안하게 만들고 교통신호도 무시한 채 요란한 경적을 울리며 내달려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을 크게 위협하고 있어서다. 명색이 대중교통전용지구인데 단속이 소홀한 틈을 타 오토바이가 주인 행세를 하는 등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몰지각한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난폭'과속 운전도 문제지만 오토바이가 내는 굉음과 경적으로 인해 보행자와 이웃 상가에 큰 공해가 되고 있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쾌적하고 편안해야 할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요란한 배기음과 경적으로 인해 불쾌한 거리가 되고 시민들의 스트레스가 더 높아진다면 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구시와 경찰이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정부의 도로 교통 정책이 보행자 위주로 급속히 바뀌고 있고 위반 시 엄중히 책임을 묻는 추세인데도 대구 시민들은 언제까지 "통행을 제한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 "인력이 모자라 단속이 어렵다"는 헛소리나 듣고 있어야 하는가.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말 그대로 보행자와 대중교통수단을 위한 특별한 거리다. 이 때문에 거액의 예산을 들여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조성한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오토바이가 판을 치는 거리로 전락하고 있다면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왜 필요한가.

시민들의 보행권을 위해 조성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마땅히 보행자와 대중교통수단이 우선돼야 한다.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대구시의 대중교통 정책 기조가 흔들리고 결국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오토바이의 난폭 운전과 소음으로 인해 시민들이 피해 입는 일이 계속될 경우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오토바이가 아예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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