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버스가 산 정상에 오른 후 내리막길 급커브에서 브레이크가 터져 무서운 속도로 산 아래로 돌진했습니다."
5일 밀양 관광버스 교통사고로 얼굴 부상을 입고 포항 세명기독병원에 입원 중인 영덕 한마음산악회 회원 이두형(63· 강구면 강구리) 씨는 "관광버스에 가속도가 붙자 S자 커브길에서 이리저리 심하게 요동치다 트럭을 추돌한 후 언덕 아래로 떨어졌다"며 "속도가 너무 빨라 사이드·엔진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는 등 꼼짝없이 당했다"고 말했다.
목에 부상을 입고 영덕 아산병원으로 이송된 김경미(55·여·영덕읍 남석리) 씨는 "만약 관광버스가 트럭을 추돌한 후 옹벽-전봇대를 차례로 부딪히지 않았다면 더 큰 인명사고가 났을 것"이라며 "길도 너무 험했고 내리막길에서 엔진 브레이크를 많이 사용한 탓에 사고가 났다는 말을 나중에 들었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교통사고로 영덕 한마음산악회 회원 3명이 숨지고 22명이 중·경상을 입어 회원들의 주 거주지인 영덕읍은 침통한 분위기이다.
회원들의 가족들은 "믿기지 않는다. 평생 고생을 하시다 이제 노년에 살만한데 갑자가 세상을 떠나 그 슬픔을 뭐라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영덕군은 5일 사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편성한 후 공무원 7명으로 구성된 사고지원반을 밀양으로 급파해 사고수습에 나섰다.
포항시도 지역에 본사를 둔 관광버스가 사고를 내자 사고대책 상황실을 마련하고 직원 3명을 현지로 보내 사고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사고 버스에 탑승한 포항시민 12명 가운데 1명이 사망했고 중·경상자 10명은 경남과 대구 등지의 병원으로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버스가 소속된 한동고속관광 측도 "사망자들의 장례문제와 부상자들의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 본사를 둔 한동고속관광 소속 관광버스는 대인보상 무제한, 대물 5천만원 조건의 전세버스공제조합 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상금과 치료비 지급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덕·포항 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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