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극이 끝나면, 내 옆의 일상이 아름다워진다

연말에 걸맞은 연극 두 편

'내 남자의 혈액형' 제작:서울, 주제:사랑, 추천:커플.
'로드킬스' 제작:대구. 주제:소외, 추천:철학.

주목할 만한 연극 두 편이 8일과 10일 각각 막을 올린다. 8일 막을 올리는 '내 남자의 혈액형'은 서울산(産) 작품이고 10일 오르는 '로드킬스'는 대구산 작품이다. 전자는 가볍고 재미있으며 서울에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고 후자는 다소 무겁지만 배우들이 혼신의 연기를 펼치며 연극의 참맛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내 남자의 혈액형

혈액형을 소재로 한 로맨틱 연극 '내 남자의 혈액형'이 8일부터 시작해 내년 1월 말까지 문화예술전용극장CT에서 공연에 들어간다. 'A. B. O. AB'형의 4가지 색의 사랑 이야기다. 속도도 느리고 조용하지만 불타오르기 시작하면 화력은 매우 높은 석탄 같은 타입의 A형. 보통 때는 잘 타지 않고 연기만 내다가 일단 불이 타오르기 시작하면 쉽게 꺼지지 않고 큰불로 번지는 B형. 어느 순간 불이 붙으면 화려하게 타오르지만 불을 끄고 싶으면 언제든 꺼버릴 수 있는 O형. 그리고 오로라 불빛처럼 화려한 사랑을 꿈꾸며 드라마틱한 사랑을 꿈꾸는 AB형. 이들 네 타입에 대한 이야기다.

잡지사 기자인 오영은(O형)은 '혈액형과 사랑'에 관한 기사를 맡게 되어 자신이 그동안 만났던 남자들과 단짝 친구인 이슬(A형)이 만났던 남자들의 이야기를 취재하게 된다. 둘은 치명적 매력의 소유자인 대학 선배 지훈(B형)과 속을 알 수 없는 엉뚱한 원규(AB형), 편안하지만 가끔 질투의 화신으로 돌변하는 직장 동료 강민(O형), 다정하고 순수한 남자 승현(A형)과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차츰 새로운 진실을 깨닫게 되는데'''.

연극 '그남자 그여자' '커피프린스 1호점' 등 로맨틱 코미디 연극 전문인 가을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연극으로 지난 5월 4일 서울서 첫선을 보인 작품이다. 혈액형을 통한 사랑학 개론으로서, 지금 내 옆에 있는 애인을 좀 더 이해하고, 더욱 사랑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053)256-0369.

◆로드킬스

극단 '초이스시어터'의 작품 '로드킬스'가 10일부터 26일까지 열린극장 마카에서 공연된다. 이 연극은 대구의 연출가 최주환과 서울 대학로에서 활동하는 작가 이시원이 만나서 만든 작품이다. 연극 '로드킬스'에는 평범한 삶을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병원이 아닌 곳에서 평범하게 사랑을 하고 스스로 일해서 자신만의 삶을 영위하며 학교에 다니고 가족을 이루고 한 여자로, 한 남자로 사회인이 되어 보고픈 사람들.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일상과 내일이 그들에게는 희망과 꿈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원래 '로드킬스'는 야생동물들이 도로로 내려왔다가 차에 치여 죽음을 당하는 것을 말하지만 작품에서는 동물보다는 '세상에서 소외된 인간'을 지칭한다. 등장 인물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박민규, 여동윤, 김도희, 위신애 등 네 명의 배우들은 이미 대구에서 여러 연극과 뮤지컬 작품들로 여러 차례 무대에 섰지만 이번 무대를 통해 '진짜 연극'이 무엇이고, '진짜 배우'가 어떤 무대를 선사하는지를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특히 여자 배우들의 변신이 화려하다. 김도희는 연극의 완성도와 배우로서의 감정 몰입을 위해 삭발하는 투혼을 발휘하고, 위신애는 온몸을 던지는 연기를 펼친다. 연극 '로드킬스'는 연극의 진정성, 배우의 힘을 맛볼 수 있는 예술을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053)353-1224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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