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체 해결' 5개월간 줄기찬 시민요구, 道公 손 들었다

근본 해결책 나오기까지

교통지옥으로 불리던 대구 서대구IC~남대구IC 상습 정체 구간이 내년 초쯤 정상화될 것 같다. 텅텅 비어 있는 도로공사 소유의 화원~서대구 구간 고속도로(사진 가운데) 중 1개 차로 2.7㎞가 도시고속도로(오른쪽)로 전환되면 교통체증이 상당 부분 해소된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교통지옥으로 불리던 대구 서대구IC~남대구IC 상습 정체 구간이 내년 초쯤 정상화될 것 같다. 텅텅 비어 있는 도로공사 소유의 화원~서대구 구간 고속도로(사진 가운데) 중 1개 차로 2.7㎞가 도시고속도로(오른쪽)로 전환되면 교통체증이 상당 부분 해소된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의 '숙제'가 마침내 풀렸다. 대구시는 7일 성서(남대구~서대구IC) 도시고속도로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이 구간 고속도로(중부내륙지선) 차로를 축소해 도시고속도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일부터 교통지옥이나 다름없었던 성서 도시고속도로 지·정체가 마침내 근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

해결책이 나온 것은 지역 시민 사회와 경제계, 대구시가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한 결과였다.

◆우여곡절 끝에 나온 해결책

남대구~서대구IC 구간 도시고속도로는 7월 1일 중부내륙지선(옛 구마선)과 분리되면서 '교통지옥'으로 변했다. 이후 운전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대구 성서지역발전연구회 소속 주민 110여 명은 지난 8월 28일 성서지역 도시고속도로 소통 대책을 요구하며 궐기대회 및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민들의 줄기찬 요구 속에 대구시는 8월 30일 지·정체 해소 1차 방안으로 도시고속도로 확장안을 내놓았다. 골자는 서대구~새방골 진출로 구간(900m)에 40억원을 들여 4차로로 확장하고 내년 1월 75억원을 들여 서대구IC~상리공원 1㎞구간(3차로)을 5차로로 넓히고 성서IC~상리공원 1.7㎞구간도 65억원을 투입해 3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시민들은 확장 공사가 끝나는 2년 동안 기다릴 수 없다며 또 다른 대책을 요구했다. 성서지역 주민들은 발표 다음날인 31일 대구시, 도로공사, 국토부 등에 근본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도시고속도로 지·정체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성서산업단지도 집단 행동에 나섰다. 성서산단은 7월 27일부터 11월 8일까지 대구시와 국토부, 도로공사에 7차례에 걸쳐 도시고속도로 지·정체 해소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참다 못한 성서산단 입주업체들은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며 시와 도로공사를 압박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11월 24일 2차 대책을 내놨다. '성서~서대구 도시고속도로 교통 체증해소 대책' 브리핑을 통해 2012년까지 도시고속도로 차로를 확장하는 한편 성서IC(진입)와 서대구IC(진출)에 고속도로 진·출입이 가능한 간이요금소를 설치해 교통량을 분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것마저 신통치 않았다. 교통 전문가들은 "도시고속도로 지·정체 원인 중 하나가 진·출입로가 많다는 점인데 간이요금소를 만들면 램프가 필요하고 진·출입로 주변에 역시 지·정체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용량이 현저히 적은 고속도로를 6차로로 두는 것 자체가 국가적 차원에서 낭비"라며 고속도로 차로 축소 후 도시고속도로 전환을 요구했다.

◆한마음 한뜻이 통했다

지역 정치권도 나섰다. 조원진, 이해봉 국회의원은 7월 15일과 19일 한국도로공사를 찾아 도시고속도로 교통 대책을 요청했다. 시의회 건설환경위원회는 ▷고속도로 진입로 신설 ▷고속도로 차로를 줄인 만큼 도시고속도로를 늘리는 방안 ▷도시고속도로 양편을 확장하는 방법 등 3가지 안을 짜고 도로공사의 협조를 요구했다.

대구시 역시 지금까지 45차례나 서울을 오가며 국토해양부와 한국도로공사를 설득했다. 심지어 시는 지난달 28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대구를 방문하자 성서 도시고속도로의 심각한 교통정체 현장을 보여주고 '고속도로 차로 이전 후 도시고속도로 확장'을 건의했다. 결국 지역 사회·경제·정치가 한마음 한뜻으로 근본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면서 '절대 불가'를 외치던 국토해양부와 도로공사의 입장이 바뀌기 시작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국민 불편을 정부와 공기업이 외면하지 못했다. 정부와 도로공사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지역의 하나된 목소리가 결국 성서 도시고속도로 지·정체 해소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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