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 예산안 처리 '몸싸움 고질병' 재연

정기국회 종료 임박…한나라 단독처리 수순에 민주 등 의장석 점거

7일 정기국회 종료를 이틀 앞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폭력국회'가 재연됐고, 정국도 요동치고 있다. 8일 오전 현재까지 여야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치 중이다.

한나라당이 7일 오후 단독으로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4대강 사업의 핵심 법안인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안(친수법)' 등 92개 법안을 상정하는 등 예산안 단독처리 수순에 착수하자 민주당 등 야당이 본회의장에 진입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이날 기획재정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넘어간 예산 부수법안 15건을 직권상정할 뜻을 시사하자 야권이 실력저지에 나서며 국회의장석과 단상을 곧바로 점거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의원과 보좌진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국회 중앙홀과 연결된 유리문이 깨지는 등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본회의장 단상에 여야 의원들이 뒤엉키면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면서 '본회의장 쟁탈전'도 전개됐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야당 의원들이 이처럼 국회 기물을 파괴하고 먼저 본회의장에 들어가 점거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야당이 9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자고 합의해놓고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에서 고의적인 지연전술을 통해 여야 합의의 이행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은 "국민의 혈세를 4대강 사업에 쏟아붓기 위해 집권 여당 한나라당이 드디어 우려되던 4대강 예산안 날치기 통과에 착수했다"며 "한나라당이 느닷없이 예산 심사를 밤 11시까지 마치겠다며 마감 시한을 일방적으로 지정해 버렸는데 이는 날치기 처리하겠다는 것으로 야당과 국민에 대한 뒤통수 때리기식 선전포고"라고 맞섰다.

정국은 차갑게 식고 있다. 박 의장이 이날 한나라당 김무성,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만나 예산안 처리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의견이 맞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국회 폭력 사태까지 일면서 한나라당은 정기국회 기간에 예산안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민주당은 12월 임시국회 소집이 있을 때까지 점거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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