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8일 오후 격렬한 여야 몸싸움 속에 본회의를 열어 309조567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했다. 또 4대강 사업의 핵심 쟁점 법안인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법률안 등 예산 부수 법안 14건과 아랍에미리트(UAE) 파병동의안 등 쟁점 안건 등 41건도 함께 의결했다.
새해 예산안은 4대강 사업 예산의 대폭 삭감을 주장하면서 본회의장 입구를 저지하고 있던 민주당의 강력한 반발 속에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 의원 등 166명의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모든 안건을 찬성 165명, 반대 1명으로 처리했다. 새해 예산안은 4대강 사업 예산 2천700억원이 삭감된 반면, 북한의 연평도 무력 도발에 따른 서해 5도 전력 증강예산 등 국방 예산이 1천419억원 증액된 점이 두드러졌다. 친수법 통과로 대구경북의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한층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단독으로 새해 예산안과 쟁점 현안 등을 강행 처리함에 따라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9일 사의를 표명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날 원내 대책회의와 의원총회 등을 잇따라 열어 대정부 전면 투쟁을 선언하고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연말 정국이 급랭할 전망이다.
한편 내년도 지역 예산은 경북이 58개 사업에 3천여억원을 증액시키는 성과를 거둔 반면 대구는 500여억원 추가하는데 그쳐 아쉽다는 반응을 낳고 있다. 경북은 울릉도 녹색섬 조성 사업 등의 신규 사업을 여럿 반영시킨 데다 동서 5축과 동서 6축, 남북 7축 등 SOC 예산도 대부분 증액시키는 데 성공했다.
대구는 육상진흥센터 예산을 지켜내는데 성공했으나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사업 예산과 동남권 신공항 조성에 대비한 예산 등 대구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2002년 이후 8년 만에 정기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을 처리했지만 여야 간 합의 없이 여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를 시도하면서 여야 의원들끼리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등 '폭력국회'의 모습을 연출했다. 민주당·민노당 등이 전날 밤부터 점거한 본회의장 입구와 국회의장석을 한나라당 의원들이 되찾으려고 본회의장에 진입하면서 여야 의원들과 보좌진들이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과 보좌진이 부상을 당해 응급차로 이송됐고 본회의장 입구 대형 유리창이 부서지기도 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예산안 등이 처리된 후 "연연세세(年年歲歲) 연말 예산국회가 파행 처리를 되풀이하게 돼 국민들께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의회주의의 본산인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이 사라진 모습을 보며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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