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경북 문경. 20대 중반의 양반집 며느리가 동네 천민의 집에서 목을 매 자살한 채 발견됐다. 살인사건이 접수되자 문경 군수 김영연이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다. 황씨 부인의 죽음은 단순한 자살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증인들을 심문한 결과 황씨 부인이 죽기 전, 천민 정이문이 황씨 부인을 겁탈하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난다. 사건을 맡은 문경군수 김영연에 의해 밝혀진 죽음의 진실은 과연 어떤 것일까. 9일 오후 10시 KBS1 TV '역사스페셜'에서 '조선 CSI ,누가 황씨 부인을 죽였나'편을 통해 조선시대의 놀라운 과학 수사 기법을 전한다.
조선시대에는 최고의 법의학 지침서 '증수무원록'이 있었다. 이 지침서를 통해 한밤중에 칼로 수차례 찔린 시신을 검시해 범인을 잡는 결정적 증거를 찾아내고 칼을 불에 달궈 고농도의 초를 부으면 혈흔이 나타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또한 은비녀와 생닭, 식초, 파 등의 도구를 통해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에서는 조선의 다양한 살인 사건도 소개한다. 조선의 법에 의하면 살인하는 자는 사형이다. 하지만 동일 범죄라도 신분과 성별에 따라 다른 형벌이 적용됐다. 이를테면 명예 살인이나 양반들의 집단 구타로 인한 살인 사건이 현재와 달리 많이 있었다. 정조 시대 때, 1천112건의 살인 사건을 집대성한 '심리록'에는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수많은 살인 사건이 등장한다. 그 속에는 신분의 굴레에서 쓰러진 사람들과 시대의 모순을 극복하려 노력했던 사람들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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