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어처구니 없읍니다. 방역을 너무 무리하게 한다는 소리까지 들었는데···."
진눈깨비가 쏟아진 8일 오후 봉화군 농업기술센터 구제역 상황실. 농업경영인 회장 출신인 박노욱 봉화군수와 간부 공무원들이 봉화까지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긴급대책회의를 하느라 긴장감이 맴돌았다.
미소가 사라진 박 군수의 얼굴엔 허무함과 허탈감, 피곤함이 배어 있었고 참석자들은 조용히 군수의 지시에 따르고 있었다. 침착하고 신속하게 회의는 진행됐고 방역초소와 살처분 현장에서 들어오는 상황이 체계적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박군수는 잠시도 휴대전화를 손에서 내려 놓지 못했다. 평소 조용하고 밝던 그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읍면장들과 실과소장들은 자리를 이탈하지 말고 주민들이 놀라지 않도록 조용히 상황을 전파하도록 하세요. 살처분 작업은 준비가 마무리됐나요? 장비와 현장 직원들 식사를 챙기세요. 날씨가 춥고 어두우니까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고 각자 맡은바 최선을 다해주세요."
최전방 야전사령관 같은 모습이었다.
박 군수는 "자식같은 가축을 하루 아침에 모두 잃어버리는 심정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제역이 더 이상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된다"고 말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읍니까"라는 박 군수는 "우려와 걱정이 현실로 다가온 만큼 추가 확산을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방역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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