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물] 선물에 담긴 감사 편지 "감동 두배"

연말에 전하는 감사 선물

선물은 '행복한 습격'이란 말이 있다. 받는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고 주는 사람의 마음에는 더 큰 흐뭇함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선물은 해 본 사람만이 그 진가를 안다. 감사함과 정나눔, 그리고 사랑을 전하기도 하고 사과와 화해의 뜻을 포함하는 등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선물은 무엇보다도 진심을 전하는 게 중요하다. 연말엔 감사의 선물을 하자. 선물의 가치와 내용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선물 속에 간단한 감사의 편지라도 첨가한다면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선물은 감동

선물을 떠 올리면 단연 오 헨리의 단편소설인 어느 가난한 부부(夫婦)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선물에 대한 고전적인 이야기지만 늘 잔잔한 감동을 준다.

유난히도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고민에 빠진다. 가난해서 선물을 살 돈이 없기 때문이다. 여주인공 '델라'는 남편을 위해 무엇인가 가치있는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다. 하지만 가진 돈은 달랑 1달러 87센트. 세 차례나 다시 세어 보았지만 역시 1달러 87센트뿐이다. 남편은 자신의 소중한 시계를 팔아 부인에게 줄 고급 머리빗을 산다. 결국 부인은 자신의 탐스러운 머리칼을 팔아 남편에게 줄 시곗줄을 마련한다.

집안에서 부부가 서로에게 줄 선물을 행복하게 꺼내는 순간이 하이라이트다. 머리칼을 자른 부인에게는 머리빗이 소용없고, 시계를 팔아 버린 남편에게는 시곗줄이 소용없었기 때문이다. 가난하지만 상대방에게 뭔가 선물하고픈 순수한 마음 자체가 아름다움이다.

12월은 고마운 분들이 생각나는 때다. 연말에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감사하는 맘이 넘친다. 감사는 선물이 최고다. 좋은 선물은 주는 사람, 받는 사람도 서로 부담이 없어야 한다. 선물이 지나치게 도를 넘으면 뇌물이 돼 도리어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선물의 대명사는 '꽃'이다. 축하, 감사는 물론 모든 명목의 선물에 가장 많이 사랑받는 선물로 사랑받고 있다. 시대에 따라 선물도 변화되고 있다. 가난하던 1960년대는 집에 있는 계란 꾸러미와 과일로 인정을 나눴다. 그후엔 라면, 설탕, 다리미 등으로 발전했다. 당시 설탕 선물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70년대엔 식용유와 커피, 과자 세트, 스타킹, 화장품 등이 등장했다. 80년대엔 경제 발전이 이뤄지면서 고가의 갈비 세트가 등장했다. 그리고 지갑, 벨트, 구두, 넥타이, 와이셔츠(드레스 셔츠)가 주류였다. 90년대부터 양주와 함께 상품권이 등장했다. 상품권은 가장 실용적인 선물로 정착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받는 사람의 마음에 드는 선물을 살 수 있다는 점이 선물의 대명사로 정착한 이유다. 혹여 시골에 계신 부모님들은 상품권 사용이 불편해지면서 현찰 선물도 인기였다. 요즘은 친한 사이에 "밥 한번 묵자"가 상대방에 대한 애정 표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진솔한 마음의 표시이기 때문이다.

◆어떤 선물이 좋을까?

고가의 선물도 좋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선물에 감동을 받는다. 손수 뜨개질한 목도리 등은 언제나 환영받는 선물이다. 특별한 사연을 담은 선물이 감동적이다. 젊은이들은 프로포즈 및 고백 선물로 진솔한 목소리 녹음과 둘만의 추억을 담은 사진을 다양하게 편집한 선물도 인기다. 선물은 나이에 걸맞은 것이 좋다. 어린이들은 여전히 장난감과 인형, 오락기구들이 주류다. 평소 갖고 싶었던 상품, 또는 동일 부류의 상품이라도 색상, 디자인 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물어보거나 함께 구매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선물종류는 옷, 게임기, 게임 CD, 조립식 완구, 자석놀이 등이다. 여자 어린이들은 테디베어 등 인형 제품이 인기.

학생들에게는 문화상품권이 대세다. 특히 요즘에는 이색적인 선물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50일 선물, 100일 선물 등 각종 기념일에는 자신들만의 기념이 되는 특별한 선물과 이벤트를 펼친다. 곽규동(경북고 3) 군은 "선물은 마음을 담는 것, 평범한 것은 싫다. 특별한 나만의 이벤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수능시험을 마친 예비 대학생들에게 무슨 선물을 해줄까. 예비 대학생들은 스마트폰에 관심을 가진다. 인터넷과 각종 앱, SNS 서비스 등을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게임기기를 비롯, 음악'전자책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IT 기기들도 선호하는 선물들이다. 젊은 여성들은 여전히 곰인형, 지갑 등 소규모 소지품과 가방, 향수, 옷 등에도 관심이 많다. 요즘에는 화장품과 옷선물이 대유행이다. '나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개성미를 맘껏 뽐내고 싶어한다.

최근엔 청소년들 사이에서 빈티지 스타일이 각광을 받고 있다. 대구에 있는 구제의류 전문 쇼핑몰 빈테이스트(www.vintaste.com)에는 독특한 청소년 의류를 싼 가격에 마련하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쇼핑몰이다. 젊은이들은 컴퓨터 세대답게 선물을 대부분 온라인 쇼핑몰에서 선택한다. 온라인 쇼핑몰은 저렴하지만 다양하고 멋진 선물들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직접 물건을 고르지 못해 눈으로만 보는 정보에 현혹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연인들의 선물은 커플 의류, 커플 속옷, 화장품 세트, 향수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커플 의류와 커플 속옷 등은 함께 공유한다는 느낌으로 인기다. 대구백화점 프라자점(이하 대백프라자) 1층 김수영 주임은 "요즘에는 중장년층은 물론 청소년들도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 화장품 세트가 무난한 선물"이라고 했다. 향수도 인기 상품이다. 남성용은 모던하면서 클래식한 향을 풍기는 제품이 인기다. 여성용은 로맨틱함과 우아함을 느낄 수 있는 향수가 겨울철에 각광받고 있다. 연말엔 남녀노소 모두에게 무난한 선물로 머플러와 장갑 등 방한 제품도 눈에 띈다. 대백프라자 1층 매장에서는 가죽장갑의 경우 품목에 따라 2만~5만원 균일가로 판매 중이다. 머플러는 2만~6만5천원까지 다양하다.

중년들은 실속 위주의 선물이 좋다. 어르신 선물의 대명사는 '내복'. 얇고 보온성과 활동성이 뛰어난 기모 내의 등 기능성 내의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디자인도 내복같지 않은 평상복 디자인의 내복이 많이 출시돼 실내에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다. 혈압계, 혈당계, 안마기 등 의료기구, 건강식품, 전기매트, 방한화 등 건강 관련 제품도 무난하다. 등산이나 운동을 즐기는 어른을 위해 방수가 가능한 기능성 점퍼와 활동이 편안한 등산용 바지 등도 인기 아이템이다.

◆특별한 선물, 내손으로 만들기

올해는 내 손으로 직접 선물을 만들어 보자. 선물을 한번이라도 직접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받는 사람에게 그 정성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백화점 등 문화센터에서는 크리스마스용 소품과 선물 만들기 단기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수강료는 5천~1만원 정도. 재료비는 별도. 크리스마스 트리 꾸미기, 양말주머니와 크리스마스 장식 눈사람 만들기 등 다양하다. 퀼트로 크리스마스 용품 만들기는 시중 퀼트숍에서 몇 시간 정도면 배울 수 있다. 수성구 성덕교회에서는 재료비만 부담하면 무료로 가르쳐 준다. 반나절 정도면 훌륭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트리를 내손으로 직접 만들 수 있다. 매주 월요일 오전에 무료 수강이 가능하며 연말을 앞둔 요즘 지갑과 필통 등 친지와 자녀에게 줄 연말 선물을 직접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목도리를 직접 뜨개질해서 선물하는 것은 최고의 정성. 주부 김명희(구미시 진평동) 씨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는 친지와 자녀들에게 선물할 스웨터와 목도리 등을 직접 뜨개질한다고 했다. "연말에는 그동안 고마운 사람들과 가까운 친지들에게 직접 뜨개질한 스웨터와 목도리 등을 선물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여성들이라면 짬짬이 자투리 시간을 내면 사랑스런 선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멋진 꽃바구니를 내손으로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시중 꽃집에서 꽃을 구입해서 선물하는 것보다 내손으로 직접 꽃바구니를 만들면 경제적 부담도 줄이고 정성도 깃들어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꽃바구니는 받는 사람의 형편에 맞게 바구니(가로 40~70cm 정도) 크기를 결정해야 한다. 꽃시장에서 꽃과 오아시스, 꽃바구니를 준비한다. 꽃바구니 바닥에 셀로판지를 깔아 방수처리를 한 후 오아시스를 넣고 철사와 끈으로 고정시킨다. 차분한 색상의 부직포 등으로 바구니의 모양새를 낸 뒤 오아시스에 꽃을 꽂는다. 바구니 한 쪽에 와인과 과일 등을 담은 후 리본으로 멋을 내면 멋진 선물로 탈바꿈한다.

정을 담은 짧은 편지라도 직접 써서 꽂아 놓으면 받는 사람의 감동은 두배가 된다. 목걸이, 귀고리 등 보석 공예와 예쁜 비누 만들기, 가족과 함께 컵케이크 쿠키 만들기, 선물 케이크 만들기 등은 백화점 문화 강좌에서 배우는 것이 좋다. 동아백화점 쇼핑점 문화센터 이재근 과장은 "크리스마스 단기 강좌는 정성이 들어가면서 개성 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소품 위주로 주부들과 가족들이 많이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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