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중3 타지유출 가속…속앓는 교육계

구미지역 중3 학생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거 타지역 고교로 진학하는 교육 엑소더스 현상이 빚어지지만 지역 교육계는 마땅한 대책 마련이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특히 성적이 우수한 중3 학생들의 경우 타지역 과학고를 비롯해 자사고와 자율고 등으로 진학하는 등 지역발전의 중추역할을 맡을 인재들이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이러한 구미 학생들의 유출은 지난해 자율형사립고로 지정된 김천고와 과학고 등이 각종 장학혜택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학생 유치를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구미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해 구미지역 중3 학생들의 김천고 지원자는 112명으로 전체 지원자 411명의 27.3%였고, 합격자는 모집 정원 280명의 26%에 이르는 71명이나 됐다. 올해도 70여 명의 성적우수 학생이 김천고로 진학했다.

또 타지역 진학자는 과학고 39명(경북과고 17명, 경산과고 22명), 인천 해사고 1명, 부산 해사고 1명, 포철고 1명이었다. 다행이 구미에 있는 경북외고에는 광역 단위로 진학이 묶이다 보니 50명이 합격했다.

또 구미지역 중3 학생 졸업생 수에 비해 고교 신입생 정원이 턱없이 모자라 김천, 상주, 문경, 안동 등 다른 시·군의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매년 6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현재 구미지역에는 일반계 고교 15개와 실업계 고교 6개 등 21개 학교가 있다. 올해 중3 졸업생 수는 6천391명이지만 고교 신입생은 5천700여 명에 불과하다.

구미지역 고교의 신입생 정원이 부족한 것은 최근 고교 신설학교가 없었으며, 지난해부터 경북지역이 광역 단위로 모집이 바뀌면서 다른 시·군 학생들이 구미에 지원하고 있다. 구미지역 일부 고교들이 특성화고로 지정되면서 전체 입학정원이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이 같은 사정으로 구미시는 자율고 설립을 목표로 명문고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학교를 신설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이나 개인이 없어 명문고 신설은 불투명한 상태이다.

학부모 석모(42) 씨는 "구미에는 소위 명문고가 없어 구미공단의 연구 인력이 정주하기를 꺼리는가 하면, 일부 학부모들도 자녀 교육문제로 대구 등지로 이사하는 등 교육환경이 열악해 지역 고교 진학을 외면하고 있다"며 "이대로 방치했다간 지역 발전의 희망도 없어 명문고 육성 등 인재 유출 차단에 특단의 대책이 급하다"고 말했다.

A중학교 진학지도 교사는 "구미지역 고등학교가 학급당 정원이 도내 최고 수준인 38명으로 과밀 학급이 된 지 오래"라면서 "명문고를 신설하지 않고는 매년 성적우수 중3 학생들이 계속 구미를 빠져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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