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동으로 미룬 방콕엑스포, 또 개최 불투명

태국정부 미온적인 태도, 국왕 생일축제기간겹쳐 열려도 행사축소 불가피

올해 초 태국의 시위가 격화돼 내년 12월로 연기 개최하기로 한 '방콕-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1' 행사가 태국 국내 사정과 고위 관료들의 미온적인 태도로 여전히 개최가 불투명하다.

특히 행사가 열린다 해도 태국 최대 국경일인 태국 푸미폰 국왕의 생일(12월 5일) 주간과 겹쳐 행사 축소는 물론, 주 행사장 장소도 사남 루앙 광장을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져 행사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초 태국의 유혈사태로 인한 불안한 정국으로 올 10월 말 열 예정이던 행사를 1년여를 미뤄 내년 12월 초부터 50일간 열기로 합의하고 행사를 추진했지만 태국 측이 최근까지 개최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보내오지 않고 있다.

다만 태국 문화부가 지난달 25일 개최한 '방콕엑스포' 개최 여부에 따른 내부협의 결과를 우리 측에 비공식으로 보낸 통보서에는 ▷내년 행사는 계속되어야 하고 ▷주 행사장인 사남 루앙의 사용은 불가하며 ▷개최기간은 50일에서 20일로 ▷프로그램은 대폭 축소해 개최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조직위 한 관계자는 "태국이 현재 하원 총선을 앞둔 정권 개편 시기인데다 총책임자인 문화부 사무차관 등 주요 고위직의 잇단 교체로 개최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태국 측이 부담하는 예산 48억원이 의회 상정도 안된 것으로 밝혀지는 등 실질적으로 개최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주세계엑스포 조직위도 연기됐던 '방콕-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1' 개최시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우리 측 예산 48억원에 대한 이월과 사업계획 재승인 등을 받아야 하지만 태국 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김호섭 방콕엑스포 추진팀장과 문화부 관계자들은 이달 7일 문화부에서 방콕 행사를 앞두고 실무자 회의를 가졌으나 "행사는 태국 측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며, 지나친 행사의 축소 개최는 세계문화 엑스포의 위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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