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말 방법 없었나…' 대구 예산확보 '초라한 성적표'

대구시·국회의원에 질책

새해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경북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대구 정치권이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대구시가 중점적으로 증액에 나섰던 ▷첨단의료복합단지 진입도로 ▷동남권 신공항 ▷성서~서대구IC 간 차량 정체 해소를 위한 도로 확장 ▷대구취수원 이전 예산 등이 전혀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구 일부 의원들은 대구시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계수조정위원인 서상기 의원(대구 북을)의 예산 확보 노력이 미흡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 의원은 "방법이 없었다"며 "누가 맡았더라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살은 먼저 대구시에 돌아갔다.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안에 반영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데도 대구시가 이들 예산을 전혀 반영시키지 못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구시가 첨단의료복합단지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LH공사에 2천억원을 출자하도록 정부 측을 설득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신공항과 취수원 예산은 해당 지역 간 이견이 있어 정치적으로 민감하다는 이유로 정부가 난색을 표했다. 서대구IC 예산도 정부안에 들어있지 않아 신규 편성이 쉽지 않았다.

대구시의 현안 사업 모두를 계수조정소위에서 막판에 증액시키는 것은 아무리 막강한 '실세'라도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지난해 예결위원장을 맡았던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은 "예결위에서 증액분을 심도 있게 심의하지 않고 졸속처리하는 등 시간이 부족했다"며 "계수조정소위에서 증액분을 심의하다가 시간 부족으로 정부 측에 일임하다시피한 것이 지역예산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경북은 기획재정부 출신인 김광림 의원(안동)이 계수조정소위를 맡아 재정부와 막후에서 소통할 수 있었지만 대구는 그렇지 못한 것이 원인이란 지적도 있다. 재정부 출신인 배영식 의원(대구 남구)은 "서 의원이 2년째 대구예산을 챙겼지만 그런 면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승민 대구시당위원장은 "어느 한쪽의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결과적으로 대구시와 지역 의원들이 제대로 예산을 따내지 못해 시민들께 죄송하다" 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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