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와 민간 사업자가 경부고속도로와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연결 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에게 5년 가까이 이중 요금을 부당 징수하는 등 도 넘은 횡포를 부리고 있다. 게다가 감사원이 시정을 지시했음에도 1년 가까이 미적거리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아예 배짱을 부리고 있다. 도로공사와 민간 사업자가 서로 제 기준을 앞세워 꼬박꼬박 통행료를 물리는 사이 이용자들만 봉이 되고 있는 것이다.
통행료 이중 징수(본지 10일자 보도)의 근본 배경에는 애초 불합리한 요금 체계를 승인한 국토해양부가 있다. 국가-민자고속도로의 연결 지점에 대한 요금 체계에 대해 면밀히 따져보지 않고 도로공사와 민간 사업자의 통행료 징수 방식을 그대로 허용한 탓이다. 국가고속도로와 민자고속도로가 연결되는 나들목의 경우 국가 구간에서는 기본요금을, 민자고속도로에서는 최저요금이 반영된 자체 요금 체계를 국토부가 인정하는 바람에 이용자들이 기본요금에다 최저요금까지 이중으로 부담해온 것이다.
이 때문에 동대구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은 동대구IC~동대구분기점(2.6㎞) 구간에 대해 부당하게 300원의 통행료를 더 물어왔다. 북대구IC~경산IC(21㎞) 구간의 경우 1천400원이면 되는데 북대구IC~동대구IC(14.2㎞) 구간은 주행 거리가 더 짧은데도 300원이 더 많은 1천700원의 통행료를 내야 하는 것이다. 이 구간을 이용하는 하루 평균 9만여 대의 차량이 연간 4억 원 이상의 요금을 이중 부담해왔다.
사정이 이럼에도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운영자 측은 건설비 보전 등을 이유로 통행료 인하를 거부하고 있고, 도로공사 역시 민자고속도로에서 추가 요금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로 낮출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이는 서로 제 이익에 눈이 멀어 이용자들을 우롱하다 못해 무시하는 처사다.
무엇보다 5년간이나 운전자들에게 불이익을 안겨준 국토부의 말도 안 되는 일 처리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민자고속도로는 업체 자체 기준에 따라 요금을 받고 있어 정부가 요금 할인을 강요할 수 없다"는 이상한 해명만 하고 있다. 민간 사업자가 이용자들에게 부당하게 요금을 물리는데도 아무 제재를 못한다면 국토부는 뭘 하는 기관인가. 이런 부당성을 지적하고 통행료 조정을 명령한 감사원은 또 뭔가. 국토부는 이용자들이 더 이상 이중 요금을 무는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서둘러 통행료를 조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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