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도시' 구미는 여러 얼굴을 갖고 있다. 평균 연령 32세라는 젊은 도시답게 40만 시민들의 경제적 측면은 다른 지자체들이 부러워할 만한 수준이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등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구미시는 조사 대상 전국 163개 기초생활권 시'군 가운데 지역경쟁력지수(RCI) 9위, 고용기회 6위, 1인당 소득세할 주민세(소득세액에 비례해 매기는 주민세인 소득세할 주민세 징수액을 인구 수로 나눈 것) 5위(8만 3천970원) 등으로 나타나 어느 지자체 못지않게 여유로운 것으로 해석됐다.
또 구미시의 1인당 지역내 총생산(GRDP)도 5만 4천 달러로 전국 최상위권이다. 그러나 구미는 이러한 밝은 모습과는 달리 우울한 얼굴도 갖고 있다.
적십자 회비 자료를 보면 구미의 어두운 단면을 알 수 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의 시'군별 적십자 회비 모금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구미 경우, 모금액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모금률도 23개 시'군 중 꼴찌다. 올해 구미의 적십자 회비 고지액은 15억 4천368만 원에 실제 모금액은 3억 980만 원으로 모금률이 20.1%로 23개 시'군 중 최하위였다. 모금률이 23위였던 지난해도 12억 5천34만 원 고지에 2억 7천899만 원이 모금됐다.(모금률 22.2%)
경상북도공동모금회 1인당 모금액도 구미 경우, 23개 시'군 가운데 순위가 2008'2009년 22위, 2010년 20위였다. 3년 동안 경북 지역 평균 1인당 모금액 3천250원의 절반(1천665원)에 머물렀다.
송년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위하여'로 대표되는 다양한 형태의 권주사(勸酒辭)가 넘치고 있다. 이웃 사랑 행사들도 넘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화두가 된 '글로벌 경쟁력'의 무한 경쟁과 신자유주의적 경제 환경 속에 날로 심각한 빈부 격차와 빈익빈 부익부의 악순환에 허덕이는 이웃들이 넘쳐나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수천만 원 주고 매질하는 재벌 2세의 이야기가 우리를 우울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7만 원 월세방에 사는 구미 한 80대 할아버지는 전기료 절약을 위해 불도 켜지 않으며 모은 돈 3만 원을 적십자 회비로 전달했다고 한다. 따뜻한 구미시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시인 안도현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느냐?'는 시가 절로 생각난다.
정인열 중부지역본부장 oxe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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