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보 새지않게 막아라" "알권리 위해 차단 맞설 것"

국제사회 vs 위키리크스 '전면전 돌입'

'막아라 vs 뚫어라'

국제 사회와 위키리크스 간 전면전이 점입가경이다. 미국 등 국제 사회는 서버 및 도메인 차단, 결제 서비스 중단에 이어 설립자인 줄리언 어샌지 체포에 이르기까지 위키리크스에 대한 전방위 압박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이에 맞서 위키리크스 지지자들은 복사사이트(미러사이트)를 개설해 도메인 차단에 맞서는가 하면 후원금 모집 등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다. 특히 어샌지가 체포된 7일을 기점으로 지지와 반대 세력들이 상대에 대한 무차별적인 사이버 테러 공격에 나서는 등 양측 간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막아라'

지난달 28일 위키리크스가 미 국무부 외교 문건을 공개하기 시작한 이래 미국 등 세계 각국이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첫 번째 타깃은 위키리크스의 은신처. 아마존 위키리크스 서버를 차단한 데 이어 세계 각국의 서버 및 도메인 제공업체들이 잇따라 자신들의 홈페이지 접근 봉쇄에 나섰다. 또 미국 언론 중 유일하게 위키리크스 문건을 보도해온 뉴욕타임스도 동참했다.

이어 어샌지의 계좌 폐쇄 조치로 돈줄 죄기에도 나섰다. 스위스 우체국 은행인 포스트파이낸스는 이달 초 어샌지의 계좌를 부정확한 고객 정보를 이유로 동결조치했다. 앞서 위키리크스의 후원금 모금 수단의 하나로 알려진 페이팔도 이달 4일 불법활동을 전파하는 데 이용된다는 이유로 스스로 위키리크스의 후원 계좌를 차단한 바 있다. 마스터카드와 비자도 이에 합류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도 추가 폭로가 이어지자 결국 7일 어샌지를 긴급체포하는 초강수를 뒀다.

또 최근에는 세계의 주요 해커 모임들이 어샌지의 체포에 반발, 반위키리크스 세력에 대해 사이버 공격에 나서자 '대의를 위한 핵티비스트(해커+행동주의자)'라고 불리는 군 출신 해커(제스터)들이 세계 곳곳에 존재하고 있는 위키리크스 사이트를 찾아 마비시키는 등 반위키리크스와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위키리크스 사태는 국제 사회의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 간의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뚫어라=이 같은 외부의 압력에도 위키리크스 측은 언론 자유와 알 권리를 강조하며 문서 공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위키리크스와의 접속 통로를 열어놓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먼저 아마존 닷컴 등의 서버 제공 중단에 맞서 스웨덴과 프랑스 등지로 서버를 분산 배치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실제 7일 어샌지가 구속된 이후에도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계좌 폐쇄 등의 조치에 대해서는 온라인 후원금 모금으로 맞서고 있다.

정보 공개 및 공유를 추진하는 일명 '인터넷 해적'들도 앞다퉈 속속 위키리크스 진영에 가담하고 있다. 인터넷 해적들은 어샌지의 호소에 부응해 이미 1천여 개의 '미러사이트'를 만들어 미국 등 세계 정부의 위키리크스 폐쇄 노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미국 시민단체들도 속속 지원 사격에 나섰다. 미국의 최대 시민단체인 '유나이티드 포 비스 & 저스티스'는 7일 성명을 통해 위키리크스 서비스를 중단한 아마존 불매운동에 나서는 한편 위키리크스 지지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특히 어샌지가 체포된 후 기존의 소극적 방어수준을 넘어 위키리크스의 결제 서비스를 중단한 카드사 사이트에 대해 사이버 공격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익명'으로 불리는 해킹그룹은 8일 거대 카드사인 마스터카드와 비자가 위키리크스에 대한 지불 결제를 중지한 데 대응해 두 카드사의 홈페이지를 공격했다. 이들의 공격으로 마스터카드는 온라인 결제를 하기 위한 보안 암호 시스템이 수시간 동안 마비되고 비자 사이트는 일시적으로 접속이 불가능했다. 어샌지의 계좌를 폐쇄한 스위스 은행과 그를 기소한 스웨덴 검찰과 정부의 웹사이트도 한때 다운됐다. 이 밖에도 트위터에는 위키리크스에 대한 충성을 서약하는 메시지가 넘쳐나고 있으며 페이스북 방문자는 1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온라인상의 위키리크스 지지자들이 급속히 뭉치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위키리크스란?

위키리크스는 정부와 다른 단체로부터 온 민감한 문서를 누설하는 웹사이트로 2006년 12월에 처음 문을 열었으며 2007년 1월에 처음 웹상의 대중에게 공개됐다. 위키리크스는 흔히 협업 문서 작업에 쓰이는 위키 기반의 사이트다.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와 구조는 비슷하다. 누구나 글을 쓰고 링크를 걸고 수정할 수 있다. 정보 제공자를 보호하기 위해 스웨덴과 아이슬란드 등 취재원 보호가 보장된 나라에 서버를 두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미국 외교 전문 등 그동안 수많은 비밀 문서들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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