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어르신들의 추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덮어주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백해자(50) 대구간호학원 원장은 8일 대구 중구청 관내에 사는 전체 저소득 무의탁노인 240가구에 전달해달라며 겨울용 이불 240장(장당 5만원 이상)을 구입해 대구 중구청에 기탁했다. 백 원장은 이날 이불을 기탁한 후에 자신도 관내 무의탁 노인 가정을 직접 방문해 이불을 일일이 전달하며 노인들의 힘겨운 삶을 살갑게 녹여주었다.
중구 동인동에 사는 김말연(86) 할머니는 "이불을 선물해줘 너무 고맙제. 이 이불이면 올겨울 거뜬하게 보낼 것 같네. 이 고마움 마음속 깊이 간직하겠네"라며 눈물을 훔쳤다.
황옥수(77) 할머니는 "겨울이면 난방비가 걱정돼 보일러도 제대로 못 켜는데 새 이불 덕분에 다행이네. 이불을 덮을 때마다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며 백 원장의 손을 꼭 잡았다.
백 원장은 "무의탁 노인들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하고 사회 저소득층이에요. 밥도 한 끼 해먹기 힘들어하고요. 이런 분들은 겨울나기가 얼마나 힘들겠어요. 이웃이 조금만 나누는 삶을 함께해도 무의탁 노인들의 마음이 한결 따뜻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0년째 간호학원을 운영해오고 있는 백 원장은 노인복지에 대한 관심이 누구보다도 각별하다. 간호학원 운영 전에 조산협회 중앙회와 대구지부에서 16년간 근무한 경험도 있는 백 원장은 3년 전에 동인재가노인복지센터를 설립해 현장을 누비며 무의탁 노인들의 고단한 삶을 보살펴 주고 있다. 또 동인요양보호사교육원도 3년째 운영해 노인들을 돌봐주는 요양보호사를 지금껏 3천 명 이상 배출했다.
"우리나라는 벌써 초고령화사회에 직면하고 있어요. 노인 복지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지요. 이런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복지사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새롭고도 전문적인 학문이 필요하죠."
그래서 백 원장은 내년에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폭넓은 공부를 위해 대학에 입학한다고 했다. 그녀는 학위를 받고 나면 복지법인 요양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노인들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도우는 데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겠다는 각오로 말이다.
그녀는 현재 구미1대학 노인복지과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현장에서 터득한 복지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기 위해서다. 그러면서도 학교의 각종 수상금은 장학금으로 내놓는다. 매년 학생 40명에게 1천만원씩 2년째 지원해주고 있다. 백 원장의 후학 사랑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백 원장은 그늘진 이웃을 돕는 데도 열정적이다. 어린이 재단과 복음재단에 후원금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고, 작년부터 중구에 설립된 사랑의 무료급식소에 쌀과 보일러 기름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남구지역 어르신 300명을 전세버스 7대에 태워 부곡하와이 온천관광도 시켜줬다고 했다.
"자신의 것을 누군가에게 나눠준다는 것, 가장 쉬우면서도 실행하기 어렵잖아요. 대가 없는 나눔과 봉사의 삶을 라이온스에서 배웠어요."
백 원장의 이런 봉사활동은 지난 2005년 목련라이온스클럽에 몸담으면서 본격화됐다고 했다. 그녀는 작년까지 목련라이온스 회장을 역임하면서 큰 활약을 했다. 무엇보다도 무의탁노인 가정에 매달 2차례 밑반찬을 만들어 전달했는가 하면 지체장애인 시설에도 한 달에 두 번씩 방문해 장애인 목욕봉사를 하기도 했다. 추석 명절 때는 장애인 200여 가구에 송편을 빚어 전달했다.
"주변에서는 종종 저를 뚝배기 같다고 해요. 천천히 끓어오르지만 끓고 난 후에는 뚝배기처럼 따뜻한 마음을 오래 품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현재 대구 여성라이온스협회 회장이기도 한 그녀는 포용'섬김'배려하는 마음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22개 여성라이온스클럽 1천여 명의 회원들을 이끌고 있다.
백 원장은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사회 낮은 곳을 향해 외로운 이웃을 보듬는 등불 같은 봉사의 길을 계속 걸어가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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