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글러브'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선수를 선정하여 수상하던 '골드 글러브'를 참고, 국내프로야구가 도입한 제도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첫해부터 10개 포지션별로 최우수선수를 시상해 왔다. 골든 글러브는 출입기자단 등 프로야구 관계자의 투표에 의해 선정되는데, 올해는 총 373표의 유효투표수로 선정됐다.
포지션별로 투수 류현진(326표), 포수 조인성(167표), 1루수 최준석(220표), 2루수 조성환(182표), 3루수 이대호(343표), 유격수 강정호(224표), 외야수 김현수(319표)·이종욱(155표)·김강민(177표), 지명타자 홍성흔(344표)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런데 올해 준우승을 차지한 삼성이 골든 글러브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프로야구가 개인기록을 중시하는 최고 스타의 경연장이란 점에서 좋은 성적을 낸 삼성의 스타 부재는 지역의 야구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삼성의 역대 골든 글러브 수상 내역을 보면 원년인 1982년 유격수 오대석이 이름을 올렸다. 1983~1987년에는 이만수(포수)와 장효조(외야수)가 5년 연속 수상했으며 김성래는 1986~1988년, 강기웅은 1989·1990년 각각 2루수 부문에서 수상했다.
1990년에는 박승호(지명타자), 1991년에는 류중일(유격수), 1993년에는 김성래(1루수)·강기웅(2루수), 1996~1998년에는 양준혁(외야수, 지명타자), 1999년에는 김동수(포수)가 수상했다. 이승엽은 1997~2003년 1루수 부문에서 7년 연속 골든 글러브를 차지했다.
2000년대 들어 삼성의 골든 글러브는 호황을 맞이했다. 이승엽을 필두로 해 2001~2004년 김한수(3루수)가 4년 연속, 2002년에는 외국인 선수 브리또(유격수)와 마해영(지명타자)이 수상했다. 2003년에는 양준혁이 외야수 부문에서, 2004년에는 내야 전체(1루수 양준혁·2루수 박종호·3루수 김한수·유격수 박진만)를 독차지하면서 투수 배영수와 외야수 박한이를 포함해 6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어 2005년에는 진갑용(포수), 2006년에는 4명(진갑용·박진만·박한이·양준혁), 2007년에는 3명(박진만·심정수·양준혁)이 수상했다.
그러나 삼성은 2008년부터 3년 연속 골든 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이 기간의 팀 성적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수상자를 내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삼성이 수상자를 내지 못한 이유는 스타의 부재 때문이다. 또 세대교체로 기존 선수와 육성 선수를 교차 출전시키면서 출전기회가 제한된 것도 그 원인이다.
삼성의 세대교체는 이제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선수들의 은퇴와 이적 등으로 정리가 됐다고 본다. 그러나 스타 부재 문제는 단기간에 풀릴 것 같지 않다. 삼성이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을 자제하고, 대형 FA가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스타의 출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은 지역의 스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이승엽, 양준혁과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가 야구 발전에 미친 영향이 엄청난 만큼 어린 선수 육성과 발굴에 힘을 쏟아야 한다. 최근 삼성그룹 인사로 야구단은 경영진의 면모를 일신했다. 새 진영의 삼성 관계자들과 지도자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주길 바란다.
이동수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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