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구미로 출퇴근하는 A씨는 최근 자신의 차량에 고속도로 하이패스 단말기를 달았다. 현금 등으로 요금을 내는 구미IC의 일반차로 구간에서는 거의 매일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지만 하이패스 구간에서는 단속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A씨가 단속 경찰관에게 "하이패스는 음주단속 안 합니까"라고 묻자 "단속할 방법이 없다"라는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고속도로 나들목 하이패스 구간에서 음주운전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음주운전 단속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특히 연말을 맞아 음주운전자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고속도로 하이패스 구간을 악용할 소지가 높아지면서 일반차로 구간과의 형평성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보급된 하이패스 단말기는 500만 대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2007년 12월 하이패스가 전국적으로 개통된 이후 3년 만에 고속도로 상에서 이용률이 50%를 넘어, 고속도로 이용자 2명 중 1명은 하이패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이패스 이용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음주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하이패스 차단기는 시속 160㎞까지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차량이 속도를 낮추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단속 경찰관들이 사고를 우려해 음주운전 단속을 꺼리는 상황이다. 또한 하이패스 구간에서 음주단속을 할 경우 '빠른 교통 흐름의 하이패스 설치 목적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을 우려도 있다.
교통전문가들은 "하이패스 구간에서 음주단속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굳이 방법을 찾자면 고속도로 진입하기 전 부근 도로에서 음주단속을 철저하게 실시한다거나 휴게소에서 단속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경찰서 경비교통과 관계자는 "고속도로 음주사고는 다른 일반도로에 비해 인명피해가 크기 때문에 하이패스 구간과 일반차로 구간 모두 공정한 단속이 이뤄지도록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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