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인사] 김윤동 행정안전부 의정관

새 국새 제작과정 꼼꼼하게 감리해야죠

행정안전부는 16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제5대 국새(國璽) 모형을 공모한다. 4대 국새의 제작 과정이 온통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터라 새로 만드는 것이다. 당연히 국민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고 담당 공무원들의 부담도 말할 수 없이 크다. "아마 근래에 의정관을 맡으셨던 분들 가운데 제가 가장 언론에 자주 등장했지않을까 싶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고 후속 조치로 국가 유공자에 대한 정부 서훈제도를 개선했을 때도 그랬고…. 내년 7월 선보일 새 국새 제작 과정은 감리단이 하나하나 꼼꼼히 감리해 나갈 예정입니다."

김윤동(56) 행안부 의정관이 맡고 있는 의정 업무는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중요한 국가 사무를 관장한다. 광복절 등 국경일 행사와 격주로 열리는 국무회의 및 정부 차관회의를 주관한다. 또 태극기(국기), 애국가(국가), 무궁화(국화), 국새(나라 도장) 등 국가상징을 관리하고, 국가 유공자에게 수여하는 표창·훈장도 챙겨야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사업 등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도 소관 업무다. 그래서 조용하면서도 꼼꼼한 성격인 김 의정관은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성격이 치밀해야 합니다. 실수를 해서는 안되는 자리거든요. 하지만 매사를 긍정적, 낙관적으로 보려 노력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견딜만합니다."

1980년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은행원 출신이라는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6남매의 막내라 형편이 어려웠지요.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하려고 대구상고로 진학해 한국은행에 들어갔지만 공부에 대한 미련이 너무 컸습니다. 군 복무를 마친 뒤 뒤늦게 대학에 진학했고 어릴 때부터 동경했던 공무원을 천직으로 삼게 됐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조금 아쉬운 순간도 있다고 했다. 늦깎이 대학생으로 공부에만 전념했던 덕분에 대학 3학년때 고시에 합격한 뒤 1년을 놀았던 일이다. "어짜피 평생 일할 건데 싶어 4학년 때는 읽고 싶은 책 보고, 친구들과 여행 다니면서 시간을 보냈죠. 물론 살아오는 동안 그 시절 경험이 도움도 됐지만 그 때문에 고시합격자 연수를 행시 1년 후배들과 같이 하게 됐습니다."

김 의정관은 정부 조직과 인사를 관장하던 옛 총무처 출신이다. 행자부 고시과장과 교육훈련과장, 제주 4·3사건처리지원단장, 국가기록원장, 행안부 제도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의성 안계면에서 태어나 안계 서부초교·안계중을 졸업한 뒤 대구로 옮겨왔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공직 생활 중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공공정책학 석사, 명지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희 집이 면소재지에서도 10리쯤 떨어져 있는 산골이었습니다. 시골에서 나고 자란 건 정말 다행이죠. 겨울이면 얼음놀이를 하고 여름에는 냇가에서 멱감던 추억이 아직도 큰 즐거움이거든요. 부모님이 작고하신 뒤에 고향에 자주 못 가 친지분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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